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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 '공유 오피스' 로 불황 이긴다

사무실 나눠쓰는 청년들, 운영비 줄이고 매출은 두배 올려

'피어나플라워'의 윤지우 대표(사진 왼쪽)와 '로아(ROA)'의 윤경아 대표 ⓒ프레시안(이숙종 기자)

꽃집 '피어나플라워' 윤지우 대표(35)와 소이캔들·디퓨저 전문점 '로아(ROA)' 윤경아 대표(34)는 지난해 8월 충남 천안의 대표 상권인 불당동에 가게를 개업했다. 비싼 임대료로 소문난 이 지역에서 두 청년이 46㎡대 점포를 운영할 수 있는 이유는 '공간 공유'다.

'청년 CEO 500 프로젝트' 출신인 두 대표는 숍인숍(Shop In Shop, 매장의 빈 공간에 다른 업종의 매장이 들어서는 것) 형태로 운영 중이다. 비싼 임대료로 소문난 이 지역에서 두 청년은 14평(46㎡)대 점포를 반 값에 이용하고 있다. 서로 일손을 도우며 인건비도 부담도 덜고 있다. 최근에 이 둘은 콜라보 제품 '드라이플라워로 장식한 캔들', '라그라스(강아지풀)를 리드로 활용한 디퓨저'를 출시했다. 다채로운 제품이 한 매장에 진열되자 고객들이 머무는 시간은 길어졌고 매출도 자연스럽게 늘었다.

임대료 걱정에 대학교 창업보육센터(BI)에서 사업을 이어가던 윤경아 대표는 오픈 매장을 개업한지 1년 만에 매출이 50%가 올랐다. 그는 "공간을 같이 쓴다는 것보다 함께 일한다는 개념이 더 크다"며 "서로 다른 사업을 하며 협업하게 되고 서로 다른 정보를 공유하면서 화학적 결합을 이뤄낼 수 있다. 서로의 피드백을 들으며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피어나플라워'의 윤지우 대표와 '로아(ROA)'의 윤경아 대표가 콜라보해 제작한 '드라이플라워를 리드로 활용한 방향제' ⓒ프레시안(이숙종 기자)

창업 공간을 공유하는 천안 지역 청년 창업자가 늘고 있다. 한정된 자본으로 사업을 꾸려야 하는 초기 창업기에 공간 공유로 임대료 등 고정비 절감은 물론 정보공유 통한 부가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의 '공유오피스(건물을 나눠 사무공간으로 재임대하는 시스템) 시장의 성장 가능성 및 향후 전망'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등록된 공유 오피스 공급업체는 총 57개며 공유오피스는 192개이다. 연면적은 39만3000㎡로, 2016년 14만3000㎡, 2017년 24만5000㎡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공유오피스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으나 최근에는 청년 창업이 성장하고 있는 지방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천안의 경우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자발적인 공간 공유가 일어나고 있다.

사회적협동조합 '우리동네'가 운영하는 네트워킹 공간 '공간사이'는 '지역을 위해 함께 일한다'를 목표로 세워졌다. 공간사이는 젊은 청년들이 많이 모이는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에 위치해 있다. 70평(231.4㎡) 규모로 세미나, 교육, 전시, 소모임에 주로 사용된다. 지난해에는 900건이 대관됐고 약 5000명이 이용했다.

이곳에는 우리동네 외에도 KYC, 마이소사이어티 등 4개의 기업이 입주해 있다. 13명의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공유 부엌에서 함께 밥을 지어 먹으며 동고동락 한다. 주기적인 회의를 통해 유용한 정보를 주고 받으며 큰 단위의 사업은 함께 추진하고 있다. 우리동네와 KYC가 한국마사회의 지원을 받아 공동 진행한 '구성동 안전마을 만들기'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동네의 이다솜 팀장은 "서로 서로의 인맥을 소개해 주며 영업에 도움을 주고 받고 있다. 또 어려운 사업은 같이 해나가기도 하며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야 할 때도 좋다"고 강조했다.

이런 추세에 따라 지자체와 기관도 민간 주도의 공간 공유 사업에 나서고 있다.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역거점형 코워킹(공동 사무실) 취창업 카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활발한 창업 네트워킹이 이뤄지고 있는 민간 카페를 선정, 코워킹 스페이스로 구축하고 이 곳에서 정보 교환, 교육 등 창업과 관련된 프로그램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센터는 올해 말까지 충남 전역 10곳을 지정해 시범 운영하고 내년에는 15개 시·군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정상훈 창업성장팀장은 "지역단위, 마을단위의 셀조직을 통해서 취업과 창업이 정보가 교류되는 생태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지역의 특성화된 취업붐이 일어나고 경제 효과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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