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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여행객 맞이하려면 텃세부터 없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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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여행객 맞이하려면 텃세부터 없어져야

[기자의 눈]

몸이 아파 치료를 받으려면 먼저 진단이 정확하게 나와야 한다. 진단이 제대로 나오면 처방도 나오게 마련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본인이 생각하는 텃세의 원인은 지역민과 귀농·귀촌인 간의 문화적 충돌, 즉 공동체 문화와 개인주의 문화의 충돌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시골 마을은 집성촌의 잔재가 남아 있어 조카, 아재, 사촌 등으로 연결돼 있고 산 너머 마을은 사돈지간으로 나머지 사람은 동창에다 친구의 형, 동생, 누나로 연결되다 보니 학연, 지연, 혈연으로 연결된 동일한 공동체 문화가 형성돼 있다.

ⓒ 최영남 기자
또 한 사람의 행동은 금방 알려지게 되니 자연히 주변을 의식하게 되고 남이 아니니까 나누고 함께하는 생활이 어릴 적부터 몸에 배어 있다.

이에 반해 도시는 산업화에 따라 일자리를 찾아 모인 사람들이다 보니 이익집단의 특성을 나타내게 되어 합리적이고 개인적인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더구나 귀농·귀촌을 한 사람들은 그 중에 서도 개인의 독립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짙은 사람들이다.

따라서 개인보다는 전체를 의식하는 지역민들과 전체보다는 나의 세계를 중시하는 두 집단 간에는 상당한 시각 차이가 존재하게 된다.

지역민들은 인사도 않고 차를 몰고 휑하니 지나가는 이방인이 이해가 안 될 것이요, 약속이나 기척도 없이 불쑥불쑥 집으로 들어오는 지역민들이 귀농·귀촌 인들에게는 부담스러울 것이다.

특히 유교적 문화가 남아있던 시대엔 파문에 해당하는 ‘멍석말이’라는 게 있어서 동네에서 범죄나 물의를 일으킨 사람은 몰매를 때리고 추방했다. 때문에 흘러 들어오는 사람에 대해서는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문화가 연세 드신 시골 사람들의 정서에는 앙금처럼 남아 있는 것이다.

지난번 ‘수산물 가공공장을 지었는데 주민들의 반대로 가동을 못해서 소송을 제기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어촌마을 사람들이 적폐 같은 텃세나 기득권을 고집스럽게 주장한다고 도시인들은 온라인 댓글로 비난을 퍼붓는다. 기자마저도 젊은 사람이다 보니 지역민의 입장을 도외시한 채 보도를 하는 경향이다.

세간의 사정을 속속들이 듣지 못해서 알 수는 없지만 내가 생각기엔 귀어인의 접근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공동체 문화에 접근할 때는 일부터 들이대지 말고 먼저 사람부터 사귀고 그 문화에 젖어들어야 한다.

그래서 공동체의 일원이 되고 난 후에 일을 상의하고 시작했다면 동네 사람들이 그렇게 반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마을의 일원이 되면 안 되는 것도 되게 해 줄 것이지만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되지 않으면 될 것도 안 되게 만드는 게 시골의 정서이다

지역민들은 도시에서 온 사람들의 개인주의 사고를 인정하고 그들이 시골의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게 시간을 두고 천천히 접근해야 한다.

귀농·귀촌 인들은 어차피 내가 평생 살려고 들어온 시골이기에 이웃사촌임을 인정하고 그 공동체에 들어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번에는 마을 주민과 관광객에게 텃세를 부리는 마을 이장이 있었다. 지난 9월 9일 전남 해남군 화원면 매월리에 소재한 ‘목포구 등대(등록문화재 제379호)’를 지인들과 여행에 나선 이 모 여인 일행은 용무가 있어 공중화장실을 찾았는데, 악취가 진동한 화장실의 불결한 상태를 군과 면에 민원을 제기 한 바 있다.

또한 이 마을 이장은 마을 운영비(난방비, 각종 공과금 등) 사용 내역은 주먹구구식이고, 이장 혼자 모든 것을 처리하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한 일들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각 지방자치단체들의 원하는 귀농·귀촌은 먼 나라 이야기일 것이다.

전국적으로 인구절벽에 놓인 시·군 지자체들이 인구 유입책으로 귀농·귀촌을 적극 장려하고 있고, 관광객 유치에 수 억 원을 투자해 홍보에 힘쓰고 있는 가운데 현실에 역행하는 일은 일어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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