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전 13승'의 쉬운 승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앞으로의 길에 놓인 가시밭을 드러낸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맞서는 본게임 이전에도 또 한 번의 예선을 치러야한다. 문 후보의 예선 2차전 상대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내주 중 출마에 대한 최종 생각을 밝힐 예정이다.
경선 내내 그치지 않았던 잡음을 뚫고 경선 막바지 외려 더 상승세를 이어갔던 문 후보가 안철수 원장과의 2차전에서도 이같은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재인, 경기 서울 거치며 득표율 6%포인트나 끌어올려
ⓒ프레시안(최형락) |
이날로 마무리된 민주당의 지역순회경선에 참여한 투표수 61만4257표 가운데 문 후보는 34만7183표를 얻었다. 득표율은 56.52%였다. 지난 대구경북 경선까지 종합 50.8%에 그쳤던 문 후보는 경기와 서울에서 무려 종합득표율을 6%포인트나 끌어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손학규 후보는 13만6205표(22.17%)로 2위, 김두관 후보는 8만7842표(14.3%)로 3위, 정세균 후보는 4만3027표(7%)로 4위였다. 민주당 대선 경선은 선거 초반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종합순위가 바뀌지 않았다.
총 108만 명이 신청했던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의 최종 투표율은 56.69%였다.
▲ ⓒ연합뉴스 |
손학규 후보는 20.79%(5만4295표), 김두관 후보는 11.59%(3만261표), 정세균 후보는 7.02%(1만8322표)의 순으로 나타났다. 마지막 경선의 투표 참여자는 26만1149명, 투표율은 62.23%였다.
'패배 앞둔' 그들의 마지막 연설은? 문 후보의 승리는 전날 경기지역 경선 이후 이미 결정돼 있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비록 비문(非文) 후보 측은 마지막 희망을 놓지 않는 듯 보였으나, 후보들의 마지막 연설은 '패배'를 인정한 듯 보였다. 그간의 결기나 날카로움은 모두 사라지고 처연함마저 묻어났다. 제일 먼저 연단 위에 오른 손학규 후보는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민주당으로 건너 와 겪었던 지난 5년의 정치 역정을 조용하게 풀어냈다. 그는 특히 야권 대통합을 거론하며 "사람들은 손학규가 바보라고 말했지만, 야권 대통합으로 국민의 지지와 기대를 받고 정권교체에 대한 희망을 받게 되었으니 제 역할은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손 후보는 이어 "저는 새 지도부 구성을 원혜영 임시 대표에게 맡기고 조용히 지리산 자락으로 내려갔고 민주당의 지지율은 새누리당을 10% 이상 앞섰으며 우리는 총선 승리의 큰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며 "그러나 거기까지였고, 제 이야기도 여기까지다"라고 여운을 남기며 연설을 마무리지었다. 경남도지사직을 던지고 출마했지만 예상보다 초라한 성적표를 얻는 데 그친 김두관 후보는 마지막 연설에서 "세 번째 도전해서 10년 만에 당선된 도지사, 왜 제가 그 임기를 마치고 싶지 않았겠냐"며 "그런데 안타깝게도 여야를 통틀어 재벌과 특권층으로부터 자유로운 후보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브라질의 룰라처럼 지지자들을 배신하지 않고도, 반대세력을 끌어안는 통 큰 정치를 하고 싶었고 지치고 벼랑에 서 있는 서민들에게 새로운 정치를 선물하고 싶었지만 경선이 끝난 오늘 힘이 부쳤던 것을 고백한다"며 "특권과 기득권을 물려받은 세력들을 깨지 못했고 조직적인 반칙을 막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세균 후보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우리를 뭉치게 한다면 승리하지만 뭉치게 하지 못하면 패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는 선출되는 순간부터 당의 중심에 서서 새누리당과 대결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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