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부정 선거 파문의 중심에 서 있는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2번 이석기 당선자가 7일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이 사태와 관련해 침묵을 이어왔던 이석기 당선자의 일성은 "당원 총투표"였다.
지난 5일 밤 당 운영위원회를 통과한 지도부 총사퇴 및 경쟁명부 비례대표 총사퇴 권고안을 받아들이는 전제로 당원 총투표를 역제안하고 나선 것이다. 언뜻 '정면돌파'로 보이는 이 제안은 그러나 당원의 다수가 이른바 당권파라는 계산 속에 나온 것이어서 논란은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대표단회의에서 당내 민주주의의 근본이 되는 당원 명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모든 문제의 핵심 중심부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비당권파가 이석기 당선자의 이같은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기도 하다. 비당권파는 오는 12일 중앙위원회를 통해 운영위의 권고안을 다시 확정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중앙위원 구성으로 볼 때 회의가 열려 투표가 진행된다면 이 권고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보고서는 물론이고 권고안마저 부정하고 있는 당권파가 '당원 총투표'를 제안한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비례대표 2번 이석기 "가장 소중한 가치는 당원의 명예와 권리"
▲ 이석기 통합진보당 당선자.ⓒ연합뉴스 |
이석기 당선자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제 개인의 사퇴는 어려운 문제가 아니지만 제가 소명감을 느끼는 부분은 따로 있다"며 사퇴 거부 입장을 공식화했다. 역시 당권파 인사로 분류되는 김재연 당선자도 전날 "나는 당당하다"며 사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 바 있다.
이 당선자는 "사퇴가 절대선이고 사퇴하지 않는 것이 절대악이라는 무형의 거대한 프레임 속에서 철저히 은폐되고 배제되고 훼손된 진보정치의 소중한 가치가 있다"며 "제가 생각하는 가장 소중한 가치는 당을 진실로 사랑하는 우리 당원의 명예와 권리가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당선자는 "아무리 가혹한 여론의 압박이 있다고 한들, 저를 지지해 준 당원들의 소중한 사랑과 진실한 믿음을 훼손하고 그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은 결코 옳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진보정당의 주인은 당원이며 당원이 없으면 진보정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는 지도부의 공천이 아니라 당원들의 선택으로 비례대표에 출마한 사람"이라며 "당원의 뜻을 받들겠다. 당원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원이 직접 선출한 후보의 사퇴는 전체 당원의 손으로 결정해야 한다"며 "당원의 뜻과 결정이라면 어떤 것이든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석기 당선자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대표단-당선자 회의는 불참하고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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