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의 이정희 공동대표가 7일 자체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발표를 믿지 못한다며 "철저한 재조사와 조사보고서 검증을 위한 공청회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 공동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거론하며 당권파의 처지를 검찰 수사를 받던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등치시켜 말하기도 했다.
반면 유시민, 심상정 공동대표는 이같은 당권파의 태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유시민 공동대표는 당권파의 회의 방해 행동을 놓고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 할 수 없는 민주주의 훼손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비례대표 경선 부정'에 대한 쇄신안 마련 이후에도 내부 갈등은 좀처럼 수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정희 "진상조사보고서, 공청회 하자"
이정희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회의에서 재차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보고서를 공격했다. 5일 밤 운영위원회에서 통과된 이른바 '쇄신안'도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운영위에서 현장 발의된 지도부 및 경쟁부분 후보 총사퇴 권고안은 진상조사위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기초해 만들어진 것으로, 통합진보당에 대한 여론에 맞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3년 전 이 시점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바라보는 마음이 어떠했을까"라며 "쉽게 여론의 뭇매에 동조하면 누구나 그 시점에는 편안했지만 저는 그 어떤 여론의 공세도 사실로 확인되기 전에는 사실이라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시)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일을, 당사자의 소명이 반영되지 않을 일을 언론에 중계방송하는 검찰이 잘못됐다고 생각했다"며 "적극적으로 변호하지 못했으나 벼랑 끝으로 몰아넣는 일은 제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어 "인간에 대한 예의, 그 상식이 무너지는 일이 통합진보당 내부에서 벌어진 것이 너무나 고통스럽다"며 "인간의 상식을 통합진보당 내에 다시 자리잡게 하기 위해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 재검토를 위한 공청회를 열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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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운영위 방해 가담한 당직자, 당의 정통성 위기 드러내"
반면 유시민, 심상정 공동대표는 운영위원회의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유시민 공동대표는 "현재 통합진보당의 위기는 단순한 정치적 위기가 아니라 우리당 스스로 만들어낸 정통성의 위기"라며 "이 위기가 당 내부에서 발생한 것은 당 스스로 민주주의의 기본규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 공동대표는 "운영위의 결정은 정통성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특히 유 대표는 "운영위원회를 방해하고 회의장을 물리력으로 봉쇄한 일부 당원들의 행동에 가담한 당직자가 있다는 것은 너무나 충격적"이라며 "당이 겪고 있는 정통성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장이었다"고 토로했다.
유 대표는 이어 "모든 문제의 핵심 중심부에는 당원명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있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어떤 당원민주주의도 정상적으로 실현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상정 "통합진보당 잘 되는 것 말고 진보정치에 희망은 없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운영위원회를 통해 생살을 도려내는 결단을 내린 것은 국민들께서 성원해 준 진보의 숲을 푸르게 가꾸지 못한 우리가 스스로 청한 벌"이라고 주장했다.
심 공동대표는 "운영위원회의 결정은 나무 하나 하나에 대해서가 아니라 진보의 숲을 건강하게 가꾸지 못한 공당으로서의 책임을 말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심 대표는 "공당으로서의 책임을 얘기하는 과정에서 개개인의 상처나 자존심의 상처, 억울함이 있을 수 있지만 진보정치의 존재가 촌각에 달린 상황에서 당은 국민들에게 성찰과 책임을 서둘러 더 큰 결단을 낸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특히 심 대표는 분당 가능성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분당은 없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통합진보당이 잘 되는 것 말고 한국 진보정치에 희망은 없다"며 "아프다고 피하지 말고, 부끄럽다고 멈추지 말고 국민 여러분께 드러내고 당원들과 공유해 통합진보당을 바로 세우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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