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차량 일부 모델에서 주행중 또는 주차 직후 화재가 발생하는 사건이 속출하는 가운데, BMW 측은 지난달 26일 리콜을 하기로 결정하고 리콜 대상 차량들에 대해 긴급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BMW는 자체 조사를 통해 엔진룸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디젤엔진의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결함에 따른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올해만 화재사고가 접수된 BMW 차량은 총 32대이고, 이 중 19대가 520d 모델이다. 최근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불이 나는 사고가 속출하자 '1일1불 BMW'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현재 리콜대상으로 분류된 42개 차종, 10만6000대에 대한 긴급 안전진단을 진행 중인 BMW코리아는 오는 14일까지 리콜을 완료할 계획이다.
하지만 안전진단을 받은 한 차량이 3일만인 지난 4일 주행중 엔진룸에 불이 나자 리콜 사유 자체가 부실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대국민 사과로 이어진 리콜 사태, 원인 진단 부실 의혹
급기야 BMW코리아 김효준 회장은 6일 오후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BMW 그룹은 한국 고객분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전 안전진단과 자발적 리콜이 원활하고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안해서 운행을 할 수 없다"는 차주들의 원성을 달래기엔 미흡한 상황이다.
특히 엔진룸 화재는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업체나 당국이 시급히 조치를 취해야 할 중대한 결함이다. 비슷한 양상의 차량 화재가 2년 전부터 지적이 됐다. 하지만 BMW는 한국의 소비자 보호체계가 부실하다는 약점을 알고 무시해왔으며, 국토교통부도 수수방관했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게다가 BMW가 차량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EGR 외에 다른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문제가 된 EGR 부품이 탑재되지 않은 가솔린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화재 원인이 소프트웨어 결함이나 열에 취약한 플라스틱 흡기다기관에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EGR 부품에 침전물이 쌓이는 결함이 발생할 경우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 문제가 원인일 수 있어서 이런 경우는 리콜을 해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해야 해결이 된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원인 규명도 없이 실시하는 리콜 조치는 시간끌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일 문제 차량들에 대해 운행 자제 권고나 할 정도로 무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소비자협회는 6일 BMW 화재위험 차량 소비자들을 위한 소송지원단을 구성해 집단소송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소송을 위해 한국소비자협회는 30여명의 자동차 관련 교수, 명장, 기술사, 기능장, 정비사로 구성된 기술지원단과 보험사 구상권 청구소송 전문변호사로 법률 지원단을 구성했다. 이미 'BMW 화재 피해자 집단소송 카페'에는 3000명 이상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날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BMW 520d의 판매는 반토막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BMW 520d는 지난달 523대가 판매됐다. 이는 전월 963대에 비해 45.69% 감소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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