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봉 전 바른미래당 인천시당위원장이 9.2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위원장은 31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정당 혁명을 통한 민생 회복"을 내세우며 출사표를 던지고 △당명 교체 △공천심사위 폐지 및 당원 투표로 공직후보자 직접 선출 △당직 공직 겸임금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전 위원장은 특히 바른미래당의 "보수화"를 막기 위해 출마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바른미래당은 '안심', '유심'이 아니라, 과거의 오류에 대해 주체적으로 극복하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며 "바른미래당의 많은 당원들은 사실 개혁적 성향을 가지고 있었는데, 당의 정책이 마치 보수화되는 것처럼 비쳐져서 상당한 박탈감이나 좌절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사실 평생 진보 쪽에서 운동을 해왔던 사람"이라며 "정당의 노선 자체를 바꾸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다만 "진보, 보수, 중도 등의 프레임은 지금 정치에 필요하지 않다. 필요한 것은 민생과 개혁"이라며 "이념이 아니라 이슈 중심 정당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통합을 거치며 우경화됐다는 지적이 있는 데 대해 그는 "가장 큰 문제는 바른미래당의 정체성이 무엇이냐는 것"이라며 "통합이라는 방향 자체는 불가피했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것을 정확히 밝혀내고 극복하는 게 지금의 남은 과제"라고 했다.
그는 출마 전 독일에 가 있는 안철수 전 대표와 상의를 거쳤느냐는 질문에는 "이 문제는 의논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며 "전혀 의논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민주노총에서 사무부총장, 정책연구원장을 지낸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2012년 '진심캠프' 때부터 현재까지 안 전 대표의 곁에 그대로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참모이기도 하다. 안 전 대표의 중학교 동창이자 의원실 4급 보좌관 출신으로 당내 대표적인 친안(親안철수)계로 꼽힌다.
대표와 최고위원 3명을 동시·일괄 선거하는 바른미래당 9.2 전당대회에는 구 국민의당계에서 이 전 위원장과 장성민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이고, 손학규 전 대표 출마설도 나오고 있다. 김영환·문병호·박주원 전 최고위원과 김철근 대변인 등 다른 친안계 인사들도 출마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국민의당계 후보들이 난립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구 바른정당계에서는 하태경 의원, 이준석 서울 노원병 지역위원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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