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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민주당' 출범 한 달, 위기는 어디서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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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민주당' 출범 한 달, 위기는 어디서 왔나

[기자의 눈] 추석 앞둔 '추-석 대전'…與 집안싸움, 정말 '개혁' 위한 것일까?

8.17 전당대회 승리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한 후 한 달이 지났지만 여당 내 집안싸움은 멈출 기미가 없다. 지난달 의원 워크숍에서 폭발한 정청래 전 대표와의 '노선 갈등'은 최근 정 전 대표와 친청(親정청래)계의 '로우-키' 행보로 사그라들었지만, 이번엔 추미애 경기지사와의 '추-석(추미애·김민석) 대전'이 다시 터져나왔다.

추 지사가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 지명을 두고 '내란세력의 등에 업혀 전전긍긍'한다고 이재명 대통령을 직격한 가운데, 김 대표는 추 지사를 면전에 두고 "여당다운 방식으로의 논의"를 촉구했다. 스스로가 '노무현 탄핵안' 사태를 언급하며 다소 여당답지 않은 신경전을 벌인 지 1주일 만이다.

여당 소속 광역단체장과 여당 대표 간의 이 같은 갈등은 얼핏 윤석열 정부 당시 집권세력 핵심부와 홍준표 전 대구시장 간의 갈등관계를 떠올리게 하는 면이 있다. 다만 당시 여대야소 상황이라는 코너에 몰린 국민의힘과 홍 전 시장 본인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집권 2년차 여당에서의 이 갈등이 좀 더 생동감이 넘쳐보인다.

홍 전 시장의 행위가 존재감을 잃어가던 원로 정치인 개인이 정치적 입지를 재정립하기 위해 무너져가는 당의 상황에 대고 쏟아낸 무차별적 난사에 가까웠다면, 현재 여권 내의 싸움은 그 양은 줄었지만 실존하는 데다 여전히 크기까지 한 파이를 한 줌이라도 더 얻어내기 위한 계산적이고도 약탈적인 경쟁전이다.

특히 이 대통령 집권 시부터 시작된 여권 내의 집안싸움은 당내 화두인 개혁을 둘러싼 '당심 지분싸움'의 형태로 일관되게 이어져오고 있다. 보완수사권 폐지(정청래), 중수청장 후보자 지명(추미애), 진보진영 통합(조국), 멸칭 논란(유시민) 등 김 대표를 상대로 형성하고 있는 굵직한 '개혁 전선'만 4개가 넘는 상황이다.

이들 모두가 개혁의 기수를 자처한다. 강경파는 이 대통령과 친명계의 중도확장 기조를 '개혁후퇴'로 규정하고, 반대로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명계는 강경파를 '여당답지 못하고' '절충하지 못하는', 그리고 이 대통령의 말대로 '개혁의 이름으로 개혁을 방해하는' 사고뭉치로 묘사한다.

이 싸움의 물밑에 강성 당원들의 당심결집을 노린 지분싸움이 존재한다는 것을 부정하긴 어려워 보인다. 친청 성향 여권 스피커 김어준 씨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따라 붙은 바 있는 '민티07'에선 매일 강경파 발언에 대한 김 대표의 반발과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추 지사의 SNS 행보 역시 중앙정치 개입 논란이 붙지 않기도 어려운 소재다.

특기할 만한 점은 이 싸움의 중심에 있을 수밖에 없고, 본인의 억울함 여부와 관계 없이 가장 큰 책임이 따라야 하기도 하는 김 대표의 행보다. '명픽' 후보로 여의도에 복귀한 김 대표는 이 대통령의 온건-중도 기조를 천명했으나, 전대를 앞두고 당원들의 민감한 화두를 놓고는 예외 없이 '당심'에 고개를 숙여왔다.

가령 보완수사권 폐지 의제에서 이 대통령의 '일부 존치' 의견에 동감을 표했던 김 대표는, 대통령 지지율보다도 당원 표심이 중요해진 전대 국면에선 정 전 대표 측의 '개혁 후퇴' 공세가 거세지자 '5월에 보완수사권 폐지 정부안을 이미 당에 전달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상대 진영과 진실공방을 벌였다.

그는 "보완수사권에 대해 여론조사를 한다면 '일정하게 보완을 하면서 접근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더 많을 것"이라면서도 결국 '검찰 권력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들어 폐지 찬성 입장으로 선회했다. 경찰의 장윤기 증거 조작 사건 이후 보완수사권 폐지가 지지율 역풍으로 이어진 것은 김 대표의 거대한 아이러니처럼 보인다.

당시 김 대표는 보완수사권 폐지 찬성의 이유로 10월 예정된 형사·사법체계 변화에 따른 물리적 시간 제한을 강조하기도 했지만, 김지용 후보자를 둘러싼 민주당의 갈등상 끝에 중수청이 '수장 없는 출범'을 앞둔 현 상황에서 돌아보면 그 또한 궁색해지기는 마찬가지다.

정책적 일관성을 포기하고 전대에서 정무적 승리를 달성한 김 대표는 이제 그 대가를 치르듯, 당 강경파와의 산발적 싸움 속에서 △중수청과 공소청 출범 △계속되는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 △민주정부의 고질적 부동산 리스크 등을 한번에 대응해야 하는 리더십 위기 상황에 놓였다. 경우에 따라선 내년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책임론이 조기 분출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제와 당심이 아닌 '민심'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는 김 대표 본인의 말대로 "사상초유의 사태"지만, 내란청산에 대한 국민 열망이 다소 동력을 상실한 상황에서 "조희대 씨" 발언을 필두로 한 사법부 때리기가 당심 바깥의 민심을 얼마나 추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김 대표가 강경파보다도 더 강경한 모습을 보여온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키기는 최악의 여론 속에 최악의 결말을 맞았다. 오히려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는 야당의 공세에 힘이 실어준 셈이 됐다. "지킬 것", "볼수록 좋은 후보"라는 등 자신만만했던 김 대표의 발언들도 역풍에 직면했다.

신천지 의혹을 꺼내 상대 계파를 맹폭하고, 정책적 일관성 없이 때론 당심에 때론 명심에 기대온 김 대표의 출구전략은 '민생'으로 보인다. 취임 한 달, 당 체제 정비를 마친 김 대표는 당내 '메가TF' 등을 중심으로 한 민생 행보 본격화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다만 여의도에선 '민생'이라는 단어만큼 주목도가 떨어지는 단어도 없는 만큼, 당내 갈등에 대한 정무적 돌파와 민감한 정책현안에 적절한 판단이 뒷받침돼야 '민생' 카드에도 힘이 실릴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23일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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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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