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미래 정책을 연구하고 도정의 밑그림을 제시해야 할 전북연구원의 고질적인 운영 문제가 또다시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도마에 올랐다.
과거 감사에서 지적됐던 대외활동 관리와 연구사업 절차 문제가 최근 감사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되면서, 단순한 규정 위반을 넘어 감사 이후 실제 개선이 이뤄졌는지 점검하는 내부통제 시스템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북연구원은 전북의 주요 정책을 연구·지원하는 출연기관인 만큼 연구의 전문성뿐 아니라 직원들의 복무와 연구과제 관리, 인사관리 등 기관 운영 전반에 높은 수준의 책임성과 투명성이 요구된다.
하지만 감사 결과를 과거와 비교하면 유사한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 2015년 특별감사에서는 전북연구원 직원 19명이 모두 231차례에 걸쳐 허가 없이 대외활동을 한 사실이 지적됐다. 이 가운데 137건은 연가나 출장 승인 없이 근무지를 이탈한 사례였다.
2021년에도 대외활동 신고와 관리 문제가 다시 지적됐지만, 2026년 감사에서도 대외활동 사전허가 절차를 지키지 않은 사례가 429건, 사례금 신고기한을 지키지 않은 사례가 21건 확인됐다.
연구사업 관리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외부 연구과제 위탁 과정에서 연구사업소위원회 심의가 누락된 사례가 127건 확인됐으며, 필요한 심의나 계약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에 과업을 진행한 사례도 나타났다.
과거에 이미 문제로 지적됐던 사항이 시간이 지난 뒤 다시 감사 대상에 오른 셈이다.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인사관리로 형사처분에 따른 당연퇴직 사유가 발생한 직원의 신분 변동을 연구원이 장기간 파악하지 못했고, 해당 직원이 해외 교육연수 대상자로까지 선정된 사례가 확인됐다.
개인의 책임 여부와 별개로 조직 차원에서 중대한 신분 변동을 제때 파악할 수 있는 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감사 결과에 따른 처분 기준도 문제로 거론됐다.
2015년 특별감사에서는 중징계 10명, 경징계 8명 등 신분상 처분이 요구됐지만, 이번 감사에서는 행정·재정상 처분만 이뤄지고 신분상 처분은 없었다.
감사 시점과 구체적인 사안, 징계시효 등에 따라 처분이 달라질 수 있지만, 같은 기관에서 과거와 현재의 처분 수준이 달라진 만큼 그 판단 기준과 사유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창현 전북특별자치도의원(부안)은 18일 열린 제431회 정례회 5분 자유발언에서 과거 감사에서 ‘완료’ 처리한 문제가 다시 반복되고 있는 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하며 감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후속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규정을 개정하고 교육을 통해 행정적인 조치는 완료될 수 있지만,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했다면 개선까지 완료됐다고 볼 수 없다”며 “감사의 성과는 몇 건을 지적했느냐가 아니라 그 지적 이후 무엇이 달라졌느냐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면 개인의 잘못만을 지적할 것이 아니라 그 잘못을 반복하게 만든 제도와 관리체계까지 고쳐야 한다”며 “전북연구원에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하는 것은 전북의 미래를 설계하는 정책연구기관으로서 그 책임 역시 무겁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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