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유일의 권역모자의료센터인 전북대학교병원 신생아중환자실(NICU)을 떠나겠다고 밝혔던 김진규 교수가 다시 현장을 지키기로 했다.
주 90시간이 넘는 근무와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 등으로 사직을 결심했던 김 교수는 결국 전북에 남기로 했고,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필수의료를 의료진 개인의 희생에 맡겨서는 안 된다"며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이 지사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임신한 그 순간부터 전북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들·딸"이라며 "김진규 교수님이 다시 현장을 지켜주기로 한 결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지난달 13일 김 교수를 직접 만나 면담을 갖고, 주 90시간이 넘는 근무와 중증 신생아 진료 과정에서 감당해야 하는 법적·제도적 부담 등 현장의 어려움을 청취했다. 이어 전북의 미래를 위해 현장을 지켜달라고 요청했고, 김 교수는 이후 다시 신생아 곁에 남기로 했다.
이 지사는 "차마 아이들의 손을 놓을 수 없어 현장으로 돌아와 준 김 교수의 숭고한 결단은 전북에는 참으로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이라며 "동시에 도지사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가 던진 화두는 개인의 고충이 아니라 의료진 개인의 사명감과 희생에 의존하는 필수의료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라는 국가적 호소"라며 "필수의료는 더 이상 개인의 희생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지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도는 이에 따라 정부와 국회에 필수의료 제도 개선을 적극 건의하기로 했다.
우선 중증환자를 진료할수록 의료진이 법적 위험에 노출되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의료사고 이력 공개 등 필수의료진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단순한 수가 인상을 넘어 '전북형 소아·신생아 필수보상 체계'를 마련하고, 신생아 필수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 방안을 정부와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전문간호사 업무분담 법제화와 지역의사제 연계 등 현장의 인력난을 완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도 중앙정부 및 국회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김 교수는 앞서 공개적으로 사직 의사를 밝히며 전북 유일의 권역모자의료센터가 처한 현실을 알렸다.
그는 주 90시간이 넘는 근무와 최장 50시간 연속 근무를 이어온 데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감소와 전문의 부족, 의료분쟁 부담 등이 겹치면서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해 왔다.
이후 지역 필수의료 위기가 전국적인 사회적 의제로 떠오르면서 정부와 정치권, 의료계에서도 대책 마련 필요성이 잇따라 제기됐다. 김 교수 역시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 아이들을 떠날 수 없었던 심경과 함께 필수의료 체계 개선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해 왔다.
이 지사는 "아이의 울음소리는 전북의 미래이자 희망"이라며 "신생아와 소아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필수의료 생태계를 복원하고 의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중앙정부와 국회, 시·군과 함께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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