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경북 초대형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에게 공급된 임시조립주택이 우선매각 절차에 들어가면서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임시 거처로 제공됐던 조립주택을 매입하려던 입주민들이 뒤늦게 "일반 단독주택으로는 인허가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안내받았기 때문이다.
2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안동시는 최근 임시조립주택 입주자를 대상으로 우선매각 수요조사를 실시하면서 "현행법상 단독주택으로 인허가가 불가능하며 임시숙소 용도의 가설건축물 축조신고만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사용기간도 3년마다 연장하는 방식으로 최대 9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도 함께 고지했다.
안동시의 설명대로라면 임시조립주택은 매입하더라도 '내 집'이 될 수 없다. 주택을 복구하지 못한 이재민들에게 우선 매각하면서도, 정작 매입 이후에는 일반 주택이 아닌 가설건축물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뒤늦게 안내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시는 지난해 임시조립주택 설치 과정을 설명하면서 행정안전부 운영지침에 따른 표준설계도면을 적용해 사업을 추진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재민들 사이에서는 "결국 집을 사는 것이 아니라 사용기한이 정해진 임시시설을 매입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임시조립주택은 재난 피해 주민들의 긴급 주거 안정을 위해 설치한 시설로, 애초부터 주택이 아닌 임시숙소 용도의 가설건축물"이라며 "우선매각도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추진하는 절차이고, 매입을 희망하는 주민들에게 관련 내용을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택을 지은 것이 아니라 임시숙소 용도의 조립식 가설건축물을 구매한 것이기 때문에 일반 주택과는 법적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논란은 단순히 매각 가격이나 사용 가능 기간의 문제가 아니다.
더 근본적인 의문은 '왜 임시조립주택은 일반 단독주택으로 인허가를 받을 수 없는가'에 있다.
건축법과 건축구조기준에 따르면 일반 단독주택으로 사용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구조안전성을 입증하는 구조도서와 구조계산서, 설계도서, 중부2지역 에너지절약설계기준에 적합한 단열 성능을 증명하는 시험성적서, 창호 성능자료 등 법령이 요구하는 다양한 기술자료가 필요하다.
취재 결과, 안동시가 조달청 구매 방식으로 공급한 선진이동주택(산불 이재민 임시주택)의 임시조립주택 945동(조달구입 836동, 주택제작 106동)은 일반 건축물 인허가에 필요한 구조 관련 도면을 비롯해 일부 주요 자재의 시험성적서, 납품확인서, 제작 전·중·후 사진대지 등 핵심 서류가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단순히 '주택으로 허가를 받을 수 없다'는 결과를 넘어, 애초 사업 추진 과정에서 관련 서류가 왜 갖춰지지 않았는지, 발주와 설계, 제작, 검수 절차가 적정하게 이뤄졌는지를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만약 이러한 자료가 애초부터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급됐다면, 논란은 단순한 임시주택 매각 문제가 아니라 사업의 기획과 설계, 발주, 제작, 검수 과정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안동시 길안면 산불 피해 주민 A씨는"입주할 당시에는 아무도 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며 "이제 와서 '주택이 아니라 임시숙소'라고 하는 것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피해 주민들을 두 번 울리는 행정"이라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희망을 갖고 버텨왔는데 허탈함과 배신감만 남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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