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조 원 규모의 광주·전남 반도체 제2 생산기지 구축 발표는 전주.완주통합에 실패한 전북에 또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전주·완주 통합이 성사됐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
정부는 이번 입지 선정의 배경으로 용수와 전력, 산업용지 등 경제적·산업적 여건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전북 지역에서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전주·완주 통합 무산과 국가 전략사업 유치 경쟁력의 상관 관계를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정부는 최근 행정통합을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이 아니라 국가균형발전 전략의 핵심 정책으로 규정하고, 통합 지방정부에 대한 각종 재정·행정·산업 인센티브를 제시해 왔다. 행정통합교부세와 행정통합지원금 신설, 공공기관 이전 우대, 국가 공모사업 지원 확대, 산업 투자 지원 등이 대표적인 내용이다.
이 같은 정책 기조 속에서 전남.광주는 전격적으로 '행정통합'이라는 정치적 결단에 성공한 반면, 전북은 네 번째 도전에 나섰던 전주·완주 통합이 또다시 무산되는 쓴맛을 다시 맛봐야 했다.
물론 정부가 이번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를 전남.광주 행정통합 여부 만으로 결정했다고 볼 근거는 없다. 하지만 국가가 통합을 지방 경쟁력 강화의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통합에 성공한 지역과 실패한 지역 사이에 어떤 정책적 평가가 있었는지에 대한 검증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전북은 그동안 지역 발전의 핵심 과제로 꼽혀온 전주·완주 통합을 끝내 성사시키지 못했다. 정부가 지방소멸 대응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초광역 경제권과 행정통합을 적극 추진하는 동안 전북은 지역 내부 갈등과 정치권의 이해관계 속에서 제자리걸음만 반복했다.
호남에서도 전남.광주는 단 한 차례의 통합 시도를 성사 시키면서 몸집을 키워 국가 전략사업을 유치할 경쟁력을 높였지만, 전북은 스스로 기회를 걷어 찬 것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게 그 때문이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과정부터 지방소멸 해법으로 광역경제권과 행정통합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생활권 중심의 통합과 규모의 경제를 통해 지역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철학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정작 전북은 '통합 논의'가 정치권의 이해관계와 이를 부추기는 일부 세력과 지역 갈등 속에서 또다시 좌초되고 말았다.
물론 전남.광주행정통합이 이번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선정의 직접적인 이유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국가 정책의 방향과 정반대의 결과를 낳은 전북의 현실이 국가 전략사업 유치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전북의 정치를 좌지우지하면서 독차지 해온 '민주당 전북 정치권'은 반드시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주·완주를 통합하지 않고도 국가 전략사업을 유치할 방안은 무엇이었는지, 메가시티 정책에 대응할 새로운 성장 전략은 무엇이었는지, 정부의 행정통합 기조 속에서 전북의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 것 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있었는지에 대해 이제는 냉정하게 검증 받고 비판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호남이 없었다면 나라가 없었을 것'이라는 뜻의 '약무호남 시무국가'를 또 언급하며 "호남에 대한 차별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다"고 말한 이재명 대통령은 "아무런 보상과 대가 없이도 차별의 고통과 설움을 견뎌내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만들고 지켜온 호남에 대한 역사적·국민적 보상으로 생각하고 일체의 차질 없이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강조했지만 그 '호남'과 신조어인 '서남권'에 전북은 빠져 있었던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소외와 배제를 낳은 불균형 발전의 악순환을 끊어내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절박한 약속"이며 "대한민국 국토를 완전히 재편하여 전 세계로 뻗어나갈 산업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담대한 선언"이라고 강조했지만 전북은 그 대상에서 흔적조차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를 전북의 정치인들은 도민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이에 대한 도민들이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다면 민주당 중심의 전북 정치는 스스로 무기력하고 무능력하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 되고 말 것이다.
새만금, 공공기관 추가 이전, 첨단산업, 광역교통망 등 국가 전략사업이 추진될 때마다 전북은 "또다시 소외됐다"는 말을 수도 없이 반복해 왔다. 정부가 통합을 국가발전 전략으로 추진하는 시대에 전북은 왜 통합에 실패했는지,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 그리고 앞으로 국가 전략사업을 유치하기 위해 무엇을 바꿀 것 인지에 대한 분명한 답을 정치권이 내놓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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