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을 치유해야 할 정치가 오히려 진영에 휩쓸려 극단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제도를 놔두고 시민들만 깨어나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중대선거구제로 바꿔야 합니다." (광주 광산구 거주 시민 A씨)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주관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광주 현장 경청 간담회'에서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가 낳은 극단적 정치 양극화와 영호남 지역 패권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선거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7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는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주관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광주 현장 경청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는 전문가들의 발제에 이어 광주 시민들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현 정치권의 행태를 질타하는 뜨거운 토론의 장으로 이어졌다.
◇ 학계 "지역갈등은 정치적 전략의 산물… 소선거구제가 주범"
발제자로 나선 이소영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는 영호남 지역 갈등의 근본 원인으로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를 정조준했다.
이 교수는 "지역 갈등은 단순한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정당들이 철저히 기획한 '정치적 전략'의 결과물"이라며 "1등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 탓에 사표가 속출하고, 호남과 영남에서 각각 10%·30%에 달하는 타 정당 지지자들의 목소리는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견제와 경쟁이 사라진 일당 독점 구조는 결국 권력의 무능과 부패, 시민에 대한 무책임으로 귀결된다"며 "다당제를 열어줄 선거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절멸의 정치'가 부른 극단적 정치 폭력을 경고했다. 서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 송영길 전 대표, 이재명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잇따른 정치 테러를 언급하며 "상대를 공존 불가능한 절멸의 대상으로 보는 형태가 나타날 때 민주주의가 파괴된다"고 진단했다.
특히 서 대표는 "갈등의 건강한 관리를 위해 헌법과 법률 안에서 행동하는 민주주의 시스템의 경계를 확고히 해야 한다"며 "현재 국회에서 논의를 앞둔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개헌안 통과가 그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쏟아진 시민들의 쓴소리… "위에서 다 조종해놓고 시민 탓?"
이어진 토론에서는 일당 독점 체제에 갇힌 호남 정치의 현실을 타개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뼈아픈 쓴소리가 쏟아졌다.
김병준 민주평통 광주지역 남북협의위원장은 "잠깐 보수 바람이 불었을 때 들어온 국민의힘 비례 1석을 제외하면 전무한 실정"이라며 "정치권이 위에서 제도를 다 만들어 놓고 이제 와서 시민들에게 갈등을 풀 방법을 찾자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자신을 남원 출신 아버지와 부산 출신 어머니를 둔 '지역갈등의 결과물'이라고 소개한 20대 정서원 청년위원은 "청년 세대에게 과거의 이념·지역 갈등은 크게 와닿지 않는다"며 "입장이 다른 세대와 건강하게 대화할 수 있는 경험과 토대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젠더 갈등 등 정치권이 놓치고 있는 일상 속 사회적 갈등에 대한 위원회의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 통합위 "광주의 '대의'가 통합의 기준… 대구 시민 목소리도 들을 것"
국민통합위는 이날 광주에서 수렴된 묵직한 민심을 바탕으로 영호남의 간극을 메우는 국가적 통합 로드맵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김정기 통합위 정치갈등해소분과위원장은 "국가의 위기 때마다 공공의 보편적 가치에 앞장서 온 광주·호남의 '대의(大義) 정신'이 대한민국 정치 갈등 해결의 표준이자 귀감이 되어야 한다"며 "조만간 대구에서도 동일한 주제로 간담회를 열어 진보와 보수, 영호남 시민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교차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위는 가을 권역별 대회를 거쳐 연말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대국민 보고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김명진 통합위 부위원장 역시 "정치 갈등을 조장하는 리더들의 책임이 크다는 시민들의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 통합을 단순한 수사가 아닌 국가 대도약의 동력으로 확고히 인식하고 있다. 다가오는 6·3 지방선거에서도 당적을 떠나 '국민 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일꾼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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