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청 교섭을 가능하게 한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첫 노동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연구원·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네 기관에 대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이 낸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 시정신청 사건의 심판회의를 진행한 뒤 네 건 모두 인용했다.
충남지노위는 "조사 결과 및 심문 등을 통해 확인한 바 용역계약서 및 과업내용서 등에서 각 공공기관이 하청 근로자들의 안전관리 및 인력배치 등에서 노조법상 실질적인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인정했다"며 "원청인 공공기관이 절차적으로 신청인인 공공연대노동조합과 교섭, 즉 대화에 임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 판단은 개정 노조법 시행 뒤 하청 노조와 원청 사용자가 사용자성을 두고 다툰 사건에 대한 노동위의 첫 판단이다.
앞서 공공연대노조는 이번 판정의 대상이 된 네 기관에 하청 노동자의 노동조건에 대한 교섭을 요구했다. 기관들은 각각의 노동조건마다 사용자성이 있는지 판단해야 하는데, 공공연대노조가 교섭 의제를 명시하지 않았다며 교섭요구를 공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공연대노조는 지난달 13일 충남지노위에 시정신청을 제기했다. 심판 과정에서 노동위는 노조에 교섭 의제에 대한 의견 제출을 요구했고 노동안전, 복리후생 등 내용을 담은 회신을 받았다. 다만 노동위는 이번 심판에서 개별 교섭의제 각각에 대한 사용자성 판단을 내리지는 않았으며 노사 자율로 정하라는 입장을 취했다고 한다.
사용자성이 인정된 네 기관은 교섭요구 사실 공고를 시작으로 하청 노조와 교섭에 나서야 한다. 기관들이 지노위 결정에 불복할 경우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지만, 그 사이에도 지노위 결정의 효력은 유효하기 때문에 교섭 절차는 진행해야 한다.
향후에도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노동위 판단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전날 '414개 원청사를 상대로 528건의 원하청 교섭을 요구했는데, 그 중 교섭요구사실을 공고한 곳은 26곳 뿐'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노동위원회에는 지난달 10일부터 30일까지 노동위원회에 260여 건의 교섭 관련 조정 신청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는 충남지노위의 원청 사용자성 환영의사를 표하고 원청에 하청 노조와의 교섭을 쵹구했다. 공공연대노조는 전날 "원청 교섭, 이제 드디어 시작"이라며 "이 결정이 전체 공공기관과 지자체, 정부 부처로까지 확대되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전날 성명에서 "원청 사용자들은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법과 제도, 그리고 사회적 판단은 이미 '진짜 사용자'가 누구인지 가리키고 있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원청교섭이 현장에서 빠르게 확산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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