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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짜리 인간' 트럼프, 북핵 통제할 수 있나…'트럼프'이기 때문에 가능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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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짜리 인간' 트럼프, 북핵 통제할 수 있나…'트럼프'이기 때문에 가능할 수도

[인터뷰] <폴아웃> 펴낸 美 북한 전문가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오는 4월 중국 방문 계기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남을 가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엘 위트 전 미 국무부 조정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질로 인해 위험한 협상 결과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북한 비핵화에서 핵 군비 통제로 정책 전환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미국과 북한 인사들 및 미 정부 관계자 등 300여 명을 인터뷰하면서 왜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실패했는지를 분석한 저서 <폴아웃>(낙진, Fallout: The Inside Story of America's Failure to Disarm North Korea)을 출간한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프레시안>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엘 위트 특별연구원은 전 미 국무부 조정관으로, 지난 1994년 북미 간 체결한 제네바 합의의 실무 설계자 중 한 명으로 알려진 미국 내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다. 그는 해당 저서에서 미국의 정책 결정 구조가 장기적인 전략 접근을 지속하기 어렵게 만든다면서, 이것이 북핵 문제가 불거진 지 3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기간 동안 이른바 '전략적 인내'라는 정책을 기반으로 북핵 문제를 다뤄온 데 대해 북핵 고도화를 막을 여러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이 역시 북한 비핵화에 실질적인 진전을 거두지는 못했다고 진단했다.

위트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정부가 정상회담까지 했음에도 후속 합의에 실패한 배경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의 개인적 특성과 관련이 있다. 그는 주의 집중 시간이 매우 짧고 쉽게 좌절하는 '2분짜리 인간(two minute man)'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지난 2019년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실패 원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기질에 있다고 짚었다.

위트 선임연구원은 "트럼프는 영변 핵시설 폐기의 대가로 미국이 제재를 해제하는 '작은 딜'을 두고 김정은과 초기에 흥정하다가 좌절감을 느꼈다"라며 "트럼프는 회담이 끝나기도 전에 회담장을 박차고 나갔는데, 바로 그 순간 (스티브) 비건(대북정책특별대표)과 동료가 복도에서 북한의 고위 보좌관과 회담 진전을 보고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후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은 "역내 긴장 완화 조치"가 될 것이라면서 "위험한 점은 과신에 차고 준비되지 않은 트럼프가 심각한 실수를 저질러 미국의 지역 내 이익은 물론 한국의 안보를 저해하는 단계에 합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트 선임연구원은 "그(트럼프)는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중단에 분명히 동의할 것이며, 비용 절감을 위해 주한미군 철수까지 고려할 수도 있다"라며 "이 모든 것이 또 다른 정상회담 개최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회담은 세밀하게 준비되어야 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북한이 2019년 때와는 매우 변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짚었다.

▲ 2019년 2월 28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위치한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을 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핵 군비 통제 수준의 협상을 추구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위트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무기 발전과 평양에서 나오는 최근 성명들을 고려할 때, '비핵화가 최종 목표'라고 기록하는 합의문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라면서도 "그러나 그것이 협상과 합의 도달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 군비 통제 합의를 원한다면 트럼프 정부가 이를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은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공개 발언이나 행동은 피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역과 국제 평화·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미국과 동맹국들이 있는 그대로 밝히는 것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라고 전제했다.

위트 선임연구원은 "또 미국과 한국이 그 위협을 완화하고 궁극적으로 이를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는 데에도 아무런 제약이 없다"며 "만약 북한이 대화에 진지하게 임하려고 한다면 이러한 (한미 간의 표현에 대해) 이견을 표명하면서도 결국은 협상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북한 비핵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미국과 동맹국들이 반드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대화에 진지하지 않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물론 이러한 접근(핵 군비 통제를 위한 회담)은 수십 년간의 목표(인 비핵화)를 포기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미국 행정부에게도 쉽지 않은 선택일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위험한 위협에 대응해 나아가는 길이기도 하다"라며 이같은 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뜻을 표했다.

위트 선임연구원은 "특히 트럼프 정부가 과거 어느 (미국) 행정부도 감히 시도하지 않았던 수준의 외교인 북한 지도자와 정상회담을 받아들였던 전례를 고려할 때, 트럼프야말로 이러한 정책 전환을 시도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일지도 모른다"라며 미국이 핵 군비 통제 회담을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이를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려면 어떤 방식의 회담이 이뤄져야 하느냐는 질문에 "주요 당사자인 미국, 북한, 한국 간의 개별적인 양자 대면 협상과 함께 북한의 핵심 파트너인 러시아와 중국 등 다른 국가들도 역할을 하는 다자 간 메커니즘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 <폴아웃>, 조엘 위트 지음, 예일 대학교 펴냄. ⓒYale University Press

위트 선임연구원은 이러한 회담의 주요 의제에 대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 억제, 대북 제재 해제, 주요 당사국 간 외교 관계 수립과 같은 오래된 문제들이 다시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미국과 그 동맹국들, 그리고 러시아와 중국이 위협적으로 느끼는 행동들에 대해서도 회담에서 다룰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대표적인 예로 폭격기나 잠수함 같은 미국의 '핵 공유 가능' 시스템을 한반도에 정기적으로 배치하는 것을 중단하는 문제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의 핵이 계속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권한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위트 선임연구원은 "슬로모션 재앙"이라며 동북아 지역의 핵 도미노 현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하게 우려했다.

이와 관련 북한의 핵무력을 현실적으로 제거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에도 어떤 형태의 보호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지적에 위트 선임연구원은 "안타깝게도 이 커지는 위험에 대한 쉬운 정책적 해결책은 없다"라며 미국과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간 맺었던 '듀얼키(Dual Key)' 방식의 핵 공유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 2023년 4월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핵협의그룹'(NCG)을 만들고 이를 통해 확장억제 실행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이는 미국의 핵을 동맹국의 무기 체계에 탑재하는 미국과 나토의 '핵 공유'와는 다른 방식이다.

위트 선임연구원은 "이행하기는 어렵겠지만 외교적인 대안으로는 긴장 완화와 동북아 군비 경쟁 종식을 위한 신뢰 구축 조치에 집중하는 프로세스가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프로세스에는 미국과 동맹국들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는 지정학적 경쟁보다 역내 갈등 회피라는 목적을 우선시하는 3대 강국(미·중·러)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동북아시아와 이 강대국들 사이의 긴장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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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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