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트럼프, 엔비디아 칩 中 수출 허가한 이유는…"통제해도 딥시크 등장, 효과 없다 판단"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트럼프, 엔비디아 칩 中 수출 허가한 이유는…"통제해도 딥시크 등장, 효과 없다 판단"

트럼프 "바이든, 아무도 원치 않는 제품 만드는 데 수십억 달러 썼다" 칩 톻제 정책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H200 칩을 중국에 수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AI 기술 추격을 막기 위해 반도체 칩의 엄격한 수출 제한 조치를 실시했지만, 중국이 생성형 AI인 '딥시크'를 개발하고 중국 기업인 화웨이의 하드웨어 생산도 진전을 이루는 등 제한 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 속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7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미국이 중국과 다른 국가의 승인된 고객에게 NVIDIA(엔비디아)가 H200 제품을 선적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며, 이는 강력한 국가 안보가 지속될 수 있는 조건하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통보했다. 시 주석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매출의 25%는 미국에 지불될 것"이라며 "이 정책은 미국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미국 제조업을 강화하며, 미국 납세자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 "25%의 수수료는 칩 생산지인 대만에서 미국으로 수입될 때 부과되는 세금으로, 미국 관리들의 보안 검토를 거친 후 중국으로 수출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는 우리 위대한 기업들로 하여금 아무도 원치 않는 '성능이 떨어진' 제품을 만드는 데 수십억 달러를 쓰도록 강요했는데, 이는 혁신을 둔화시키고 미국 노동자들에게 해를 끼친 끔찍한 생각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전임 정부인 바이든 정부가 AI 분야에서 중국과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해 칩을 중국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수출 규제를 강화했는데, 엔비디아 등은 중국에 칩을 판매하기 위해 정부 규제에 맞춰 인위적으로 성능을 낮춘 이른바 '다운그레이드 칩'을 따로 개발했던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시대는 끝났다! 우리는 국가 안보를 지키고, 미국 일자리를 창출하며, AI 분야에서 미국의 우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엔비디아의 미국 고객들은 이미 믿을 수 없을 만큼 고도화된 블랙웰(Blackwell) 칩, 루빈 칩을 사용하고 있다. 이 둘은 이번 합의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중국에 수출하는 칩의 성능이 미국에서 사용하는 것보다는 낮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는 언제나 미국을 최우선으로 둘 것"이라며 "상무부는 세부 사항을 마무리하고 있으며, 동일한 방식이 AMD, 인텔, 그리고 다른 위대한 미국 기업들에게도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상무부의 심사를 거친 승인된 고객에게 H200을 제공하는 것은 미국에 매우 유리한 사려 깊은 균형점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의실에서 열린 농민 지원 논의 원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결정에 대해 백악관이 수출을 결정했다고 최초 보도한 미국 매체 <세마포>는 "첨단 AI 칩 수출에 반대하는 측과 수출 제한 조치가 오히려 중국 경쟁업체에 시장을 넘겨줄 것이라고 우려하는 측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기 위한 것"이며 "또한 엔비디아 H20과 같은 저성능 칩의 수입을 차단해 온 중국 정부를 만족시키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은 이 전략을 지지한다고 한다"라며 "H200 수출은 엔비디아 칩에 대한 거대한 시장을 열어 엔비디아의 매출을 늘리는 동시에 미국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체는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중국의 AI 기술 추격을 막기 위해 엄격한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그러나 백악관 일각에서는 이러한 제한 조치가 사실상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분위기"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 배경을 전했다.

매체는 "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딥시크와 알리바바 같은 중국 기업들은 세계적인 수준의 AI 모델을 개발했고, 화웨이 같은 기업들은 (미국의) 수출 제한으로 인한 (칩)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하드웨어 생산에 있어 빠른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미국은 당초 엔비디아가 H200의 성능이 낮은 버전인 H20을 수출하도록 허용하는 타협안을 모색했다. 중국은 이에 반발하며 보안 우려를 이유로 기업들에게 H20 구매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 금지 조치는 H20과 경쟁해야 했던 화웨이와 같은 기업들에 숨통을 트게 했다"며 "백악관 일각에서는 H20 수출 실패를 중국 경쟁사들의 승리로 보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다"고 그간 경과를 전했다.

매체는 "H200은 최신 엔비디아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는 칩만큼 강력하지는 않지만, 백악관은 중국이 수입을 허용하여 미국 기업들이 세계 최대 단일 시장에 진출하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미국 제품을 중심으로 표준을 확립할 기회가 되길 바라고 있다"며 "수출 통제는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별 효과가 없다. 중국은 기술 자립을 원하며, 미국의 어떤 정책도 이를 바꿀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미국 기술에 대한 의존을 끊으려는 중국의 근시안적인 욕구는 사실 미국이 활용할 수 있는 약점"이라며 "동시에 미국 역시 중국의 발전을 늦추는 데에만 근시안적으로 집중하는 듯한데, 이는 중국이 역이용할 수 있는 약점"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에 수출을 결정한 H200 칩의 성능과 관련, <로이터>통신은 지난 7일 미국의 싱크탱크인 진보 연구소(Institute for Progress)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에 수출하려던 H20보다는 6배 강력하다"라고 보도했다.

다만 "현재 미국 AI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는 블랙웰 칩은 AI 시스템 훈련에서 H200 칩보다 약 1.5배 빠르며, AI 모델을 사용하는 추론 작업에서는 5배 더 빠르다"라며 "엔비디아의 자체 연구에 따르면 블랙웰 칩은 일부 작업에서 H200 칩보다 10배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혀 칩 성능에 적잖은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실제 중국이 해당 칩을 수입할지는 아직 불확실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선임 연구원 크레이그 싱글턴은 통신에 "중국 기업들은 H200을 원하지만, 중국 정부는 미국산 칩 의존에 대한 편집증, 그리고 국내 대체품 추진에 대한 자존심"이 있다며 중국 정부가 칩 수입을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칩 수출 결정에 대한 반발도 나오고 있다. 통신은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을 "엄청난 경제 및 국가 안보 실패"로 규정했다며 중국 산업계 및 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