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난+해양관광’ 한 번에…전북, 올림픽 유치전에서 꺼낸 '크루즈 카드'

호텔 건립 없이 2000~3000명 수용…새만금 신항만에 ‘선상 숙박’ 실현 가능성 주목

▲새만금신항 조감도. ⓒ전북도

2036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경쟁 속에서 전북이 ‘크루즈 숙박’이라는 해법을 꺼냈다.

숙박 인프라 부담을 덜고, 침체된 해양관광 산업에 새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단순한 대회 대비책이 아니라, 올림픽 유치전과 새만금 관광전략을 동시에 관통하는 카드라는 점에 무게가 실린다.

전북특별자치도는 IOC의 숙박 인프라 확보 기준에 대응하기 위해 새만금 신항만에 크루즈를 정박시켜 ‘선상호텔’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크루즈 한 척이 최대 3000명을 수용할 수 있어, 신규 호텔 건립 없이도 단기간에 숙박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 대회 종료 후 유지비나 철거 부담이 없고, 토지 훼손도 최소화할 수 있어 경제성과 친환경성 모두에서 장점을 가진 대안으로 평가된다.

▲새만금 신항만 조감도. ⓒ전북도

새만금 크루즈 도입에 따른 경제 효과도 기대된다. 최근 지역 연구 용역 결과, 크루즈 관광객 1인당 평균 소비액은 96달러로 나타났다. 연 10회 기항 시 약 27억 원의 직접 지출과 100억 원대의 간접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북도는 10만 톤급 크루즈선 2척을 유치할 경우 대회 기간 최소 2000~3000실의 숙박 확보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관광 인프라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고군산군도, 부안 채석강, 고창 갯벌 등 자연관광지와 군산 근대문화유산, 익산 미륵사지 등 역사 관광지를 연계한 서해안–전주권 복합 관광 루트가 가능하다. 최근 개통한 새만금~전주 고속도로는 크루즈 이용객의 경기장 접근 시간을 크게 줄였다.

▲ 전북 군산의 고군산군도 전경. ⓒ전북도

크루즈를 숙박 시설로 활용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이미 검증된 방식이다. 2016년 리우 올림픽,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올해 경주 APEC 회의에서 크루즈 숙박이 도입됐으며, 일본도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선수촌에 크루즈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새만금은 동아시아 크루즈 항로의 중심부라는 입지적 강점도 갖고 있다. 중국, 홍콩, 대만 등 주요 기항지와 인접해 있고, 지난달 새만금개발청이 글로벌 해운서비스기업 월렘 그룹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정기 기항 및 항로 전략 구축의 토대가 마련됐다.

새만금 신항만은 2026년 2개 선석 운영을 시작으로 2035년까지 6선석으로 확장될 계획이다. 수심과 부두 규모는 인천 크루즈터미널보다 크다는 평가를 받으며, 22만 톤급 초대형 크루즈 접안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도 관계자는 “크루즈 활용은 올림픽 숙소 해법을 넘어 서해안 크루즈 허브 구축 전략”이라며 “신항만 개발을 중심으로 관광도시 브랜드 강화와 친환경·스마트 대회 실현 등 여러 측면에서 장기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