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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1차 휴전 발효됐지만…"미국 압력 지속이 종전 보장 '유일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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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1차 휴전 발효됐지만…"미국 압력 지속이 종전 보장 '유일 열쇠'"

트럼프 "13~14일 인질 석방될 것"…하마스 무장 해제 등 난제 산적·인질 석방 뒤에도 미국 압력 지속이 '관건'

이스라엘 내각이 10일(이하 현지시간) 가자지구 전쟁 1단계 휴전을 승인하면서 이날 정오부터 휴전이 시작됐다. 올 초 인질 석방 뒤 2단계 휴전 이행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비추어 미국의 지속적 이행 압력이 종전의 열쇠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군 200명이 이스라엘에 배치돼 협상을 지원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발빠르게 선언하면서도 이스라엘 공격 재개 가능성에 대해선 "지켜보자"며 말을 아끼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10일 내각이 사망자를 포함한 "인질 전원 석방을 위한 틀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휴전 발효 시기, 이스라엘군 철수 일정, 휴전 이행 단계 등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 결정은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1단계 휴전에 합의해 모든 인질이 석방되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합의된 철수선으로 물러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은 것이다.

휴전 발효 시점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 인사들의 발언이 엇갈린 가운데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낮 12시부터 휴전 협정이 발효됐다고 선언하고 변경된 배치선에 따라 군 재배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9일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내각 승인 뒤 휴전이 "즉시" 발효될 것이라고 미 폭스뉴스에 말했지만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쇼시 베드로시안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같은 날 공식 휴전은 내각 승인 24시간 뒤 발효될 것이라고 밝혔다.

<AP>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휴전은 즉시 발효되고 이스라엘군이 24시간 내 합의된 철수선으로 물러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1단계 철수선으로 물러나더라도 가자지구 면적 절반가량(53%)이 이스라엘군 통제 아래 머문다.

합의에 따라 하마스는 휴전 발효 72시간 내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이스라엘 인질 48명 전원을 석방해야 하는데, 이 중 20명이 생존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 통신은 하마스가 생존 인질 귀환보다 사망 인질 주검 수습이 더 오래 걸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덧붙였다. 인질 석방 대가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및 구금자 1950명을 풀어줘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질 석방 시점을 다음주 초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백악관에서 가진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에서 취재진에 "인질이 월요일(13일) 혹은 화요일(14일)에 돌아올 것으로 생각한다. 나도 아마 거기 있을 것"이라며 12일 중동으로 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재건 때 "누구도 떠나기를 강요받지 않을 것"이라며 가자지구 주민 강제이주가 없을 것이라고 재강조했다.

휴전 시작 땐 곧바로 가자지구에 유엔(UN)을 통한 인도적 지원이 전면 재개될 예정이다. 미 CNN 방송을 보면 9일 유엔 인도주의 담당 사무차장 톰 플레처는 식량, 의약품을 포함한 약 17만톤(t)의 구호품을 가자지구에 전달할 준비가 됐고 휴전 첫 60일간 매일 수백 대의 구호 트럭을 들여보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한 고위 팔레스타인 당국자는 영국 BBC 방송에 이스라엘이 휴전 첫 5일간 매일 구호 트럭 400대의 가자지구 반입을 허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쟁 전 가자지구엔 매일 500~600대 분량의 구호 트럭이 유입됐다. <로이터> 통신은 하마스 수석 협상가 칼릴 알하야가 9일 미국, 아랍 중재국들, 튀르키예(터키)로부터 영구 종전에 대한 보장을 받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인질 석방 뒤 이스라엘·미국 휴전 의지 계속될까 '불안감'…하마스 비무장화 등 난제도 산적

휴전은 지난달 29일 베나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지 의사를 밝힌 트럼프 대통령 제시 종전안에 기초한 것이다. 해당 20개항 종전안엔 인질 석방, 하마스 무장 해제, 전후 가자지구 통치 계획까지 포괄적 구상이 담겨 있었고 단계적 휴전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지만, 이번 합의는 양쪽의 가장 다급한 과제인 인질 석방과 이스라엘군 철수에 관해 우선적으로 이뤄져 사실상 단계적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최우선 관심사인 인질 석방이 초반 72시간 안에 완료된 뒤에도 이스라엘이 전쟁을 재개하지 않고 휴전 지속 의지를 보일지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올 초 약 2달간 지속된 휴전도 1단계에서 인질 석방이 마무리되자 이스라엘은 영구 종전을 논의하는 2단계 협상으로 나아가지 않고 버티다 3월 중순 공격을 재개했다. 이와 관련 사르 장관은 9일 폭스뉴스에 "우린 전쟁을 재개할 의도가 없다"면서도 트럼프 종전안에 담긴 하마스 무장 해제 조건을 강조했다.

인질 석방을 넘어 하마스 무장 해제, 전후 가자지구 통치 등 합의가 더욱 까다로운 문제가 남아 있는 것도 불안 요소다. 관련해 하마스가 무장 해제에 관해 이전만큼 강경한 입장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범유럽 싱크탱크 유럽외교협회(ECFR)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문가 휴 로바트는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에 "무장 해제에 대한 하마스 입장이 크게 변화했다"며 하마스 당국자들이 "공격용 무기 폐기 과정에 열려 있을 수 있다고 교섭 담당자에 비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원하는 완전한 비무장화에 대한 합의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전망이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가자지구 출신 팔레스타인인이자 분쟁 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 연구원인 아즈미 베샤위는 하마스가 단거리·장거리 미사일 같은 일부 공격용 무기를 폐기할 수 있지만 소형 무기는 유지하고 땅굴(터널) 지도 또한 넘기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점령이 끝난 뒤 국가를 장악한 팔레스타인 지도부에만 무기를 넘길 것"으로 봤다.

무장 해제에 대한 이견이 해소되지 않으면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 철수 또한 기약이 없어진다. 트럼프 종전안은 정해진 기일 없이 "비무장화 관련 기준"을 잣대 삼아 이스라엘군이 3단계로 철수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해당 안에 따르면 2단계 철수 뒤에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의 40%, 3단계 철수 뒤에도 "가자지구가 테러 위협 재발로부터 적절히 안전해질 때까지 유지될" 완충 지대를 통해 15%를 통제하게 된다.

"미국 압력이 종전 보장 유일 열쇠…트럼프 진짜 과제는 인질 협상 넘은 영구 합의"

어려운 과제가 산적한 만큼 관건은 미국의 휴전 의지 지속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내각 회의에서 "우린 가자지구 전쟁을 끝냈다"고 단언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분석가들과 협상에 정통한 당국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에 대한 열망과 지난달 이스라엘의 카타르 폭격에 대한 아랍권의 분노가 결합돼 휴전 협상에 추진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협상 지원을 위해 미군 200명을 이스라엘에 파견할 계획이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9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중동을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에서 최대 200명이 이스라엘에 파견돼 평화협정 감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NN은 관련해 미 당국자가 "중부사령부는 가자지구 안정화 노력 지원을 위해 이스라엘에 민군협력센터(CMCC)를 설립할 예정"이며 "가자지구에 미군을 배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파견될 병력엔 교통, 보안, 물류, 기술 전문가 등이 포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내각 회의에서 이스라엘이 폭격을 재개하지 않을 거란 보장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우리가 최우선적으로 하고 있는 건 인질 귀환"이라며 "이후는 지켜볼 것"이라고 답했다. 2단계 협상 관련 질문에 대해서도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미 외교 정책 싱크탱크 국제정책센터(CIP)의 낸시 오카일 대표는 알자지라에 "미국의 지속적 압력이 완전하고 지속적인 종전을 보장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며 이번 휴전이 "네타냐후의 정치적 생존을 위한" 또 다른 수단이 아님을 "미국이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마스 무장 해제는 이스라엘 점령 및 정착촌 확대와 불가분의 문제로, 이를 함께 다루지 않는다면 "이번 협상은 이전 협상 마찬가지로 취약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중동 편집자 앤드류 잉글랜드는 "트럼프의 진짜 과제는 이 합의가 인질 협상을 넘어 가자지구에서 보다 영구적인 합의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라며 "만약 이 합의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이는 매우 중요한 외교 정책 성과임이 입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대피령 뒤 가자지구 남부로 피난했던 팔레스타인인들이 이날 휴전 발효에 따라 가자지구 북부로 돌아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9월29일 미국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가자지구 종전안과 함께 공개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철군 예정 지도. ⓒ미국 백악관 소셜미디어(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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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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