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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지구 학살에 내부서도 대규모 시위…인질 가족 "내 아들 가방에 담겨 받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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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지구 학살에 내부서도 대규모 시위…인질 가족 "내 아들 가방에 담겨 받고 싶지 않아"

수십만 인파 또 거리로… 가자 점령하려는 이스라엘 공격으로 수십명 사망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나세르 병원을 공격해 취재 중이던 언론인을 무더기로 살해하면서 국제적인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내에서도 인질 석방 및 하마스와 휴전 합의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26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비롯한 테러 조직에 의해 붙잡혀 있는 인질 50여 명의 석방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합의를 요구하는 행동의 일환으로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인파가 거리로 나왔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시위를 주관한 인질·실종자 가족포럼은 텔아비브에서 열린 시위에 35만 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8일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가자시티 점령 계획에 반대하는 시위에 100만 명이 참여했는데, 이는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10% 수준이다. 주최측은 당시 텔아비브에서만 50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다고 밝혔다.

약 열흘 만에 다시 열린 이날 시위에서 시위대는 주요 고속도로와 도로 등을 봉쇄했다. 또 네타냐후 총리가 예루살렘에 위치한 집무실에서 안보 내각 회의를 소집하는 동안 집무실 밖의 수백 명의 시위대들은 행진하면서 하마스가 수용한 휴전안에 이스라엘도 합의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18일 <AP> 통신은 하마스가 이집트와 카타르가 제시한 휴전 중재안을 수용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중재안의 내용은 나오지 않았으나, 이스라엘군의 철수와 종전 보장 등이 포함돼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이와 관련 현지 언론의 보도를 인용해 "(이스라엘) 안보 내각 회의는 부분적인 휴전 제안에 대한 표결이나 논의조차 없이 마무리됐다"며 "네타냐후 총리는 장관들에게 포괄적인 틀만 논의할 것이며, 하마스를 압박하기 위해 가자지구 점령을 위한 확대 작전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위에서 하마스에 인질로 붙잡힌 롬 브라슬라브스키의 아버지 오피르 브라슬라브스키는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아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면서 "더 이상 총리를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이 "죽어가고 있다"면서 "아들을 가방에 담겨진 채로 받고 싶지 않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 누구도 믿지 않는다. 총리도, 정부도 믿지 않는다. 제가 믿는 사람은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얄 자미르 중장)뿐"이라고 말했다. 자미르 중장은 지난 8일 이스라엘 안보 내각이 가자지구를 점령하겠다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계획을 승인했을 때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인질로 잡혀있다가 숨진 하임 페리의 딸인 노암 페리는 "우리는 군인과 인질들의 희생에 기반하고 있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 사람들을 봐 달라. 이스라엘 국민은 행동으로 나서서 투표하고 있다"며 전쟁에 반대하는 여론이 이스라엘에 상당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아버지는 너무 늦었지만, 다른 인질들을 구출하고 역사를 만든 대통령으로 기억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에 힘을 보태달라고 촉구했다.

배우 라이어 애쉬케나지는 하마스가 휴전 중재안을 수용한지 일주일이 지났다면서 "젠장, 합의를 강행하라"라고 격앙된 어조로 연설을 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주가 이 시위의 정점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한 것"이라며 휴전 촉구 시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채널 12 방송에 따르면 인질 가족 및 유족들은 네타냐후 총리와 내각 장관들의 "일정을 방해"하기 위해 매일 이들의 집 앞에서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전해졌다.

▲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인질 석방과 전쟁 종식을 촉구하는 시위에 참여했다. ⓒAP=연합뉴스

가자지구를 점령하겠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계획이 현실화되면서 가자지구 주민들의 피해는 계속 커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스라엘군은 25일 기자들이 현장 생중계를 위해 카메라를 설치하는 주요 장소인 나세르 병원 상층부 외부 계단에 두 차례 공습을 가했다. 이 공격으로 취재 중이던 <로이터>, <AP>,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 영국에 기반을 둔 중동전문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 등 기자 5명이 사망했다.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는 26일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의 폭격에 맞서 싸울지, 아니면 다시 강제 이주될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며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 최대 도시 중심지를 점령하기 위해 가자 시티에 진격하며 마을 전체를 파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날 가자 시티 동쪽의 시장에서 일어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최소 5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키려는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먼지가 자욱하게 펼쳐지는 건물들 사이에서 가방과 담요, 매트리스를 들고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시민방위대의 추산에 따르면 지난 6일 가자시티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지속적인 공격 이후 1000채가 넘는 건물이 완전히 파괴된 것으로 집계됐다. 인명피해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알자지라와 인터뷰한 팔레스타인 내 의료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새벽부터 가자지구 전역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소 21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은 지난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으로 이날까지 이스라엘에서 1139명이 사망했는데,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6만 2819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부상자는 15만 8629명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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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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