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 선출 후 처음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탄핵 반대파의 '강성 발언'이 부각됐다. 장외투쟁을 촉구하며 사실상 국민의힘과 '아스팔트 보수'가 연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최고위 석상에서 공개적으로 터져 나오는가 하면, 장 대표의 '윤석열 면담' 공약 이행에 힘을 싣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우리가 과거의 옷을 벗고 미래로 나아가야 할 시간"이라며 "이제 변화된, 하나된 국민의힘을 국민께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 그리고 당원 모두가 하나 돼 앞으로 전진해야 할 것이다. 그 맨 앞에 제가 서겠다"며 "지도부가 함께 서서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도 "함께 힘을 모아서 함께 싸워나갔으면 좋겠다"고 의원들에게 당부하며 "전당대회 기간 있었던 과거의 옷을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여당을 견제하고 이재명 정권과 맞서 싸우는, 앞으로 나아가는 일에만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통상 당 대표의 취임 후 일성에서 향후 당 운영 기조가 읽히는 만큼 전당대회에서 '단일 대오'와 '내부 총질 결단'을 주장해 온 장 대표의 메시지에 이목이 쏠렸지만, 당 내분을 심화시킬 수 있는 발언은 일단 자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고위에서는 장 대표의 발언에 이어 곧바로 탄핵 반대파 김민수 최고위원으로부터 돌출 발언이 나왔다. 강성보수 색채가 강한 김 최고위원은 "투쟁이 혁신이며 투쟁이 살길이다. 국민의힘은 강해져야 한다"며 "국익과 국민의 보편적인 이익을 해치는 모든 반국가적인 행위에 저항해야 한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안으로부터의 개혁, 밖으로의 투쟁이 절실하다. 안으로부터의 개혁에서 시급한 건 내부로 향한 총격, 해당행위를 근절하는 것"이라며 "당원게시판 조사는 당무감사와 함께 반드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홈페이지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전 대표와 그 가족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방 글을 올렸다는 의혹을 당 차원에서 지금이라도 조사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이 순간부터 국민의힘의 소속이면서도 계파 정치를 위해 당을 무지성으로 비판하고 있는 (방송) 패널들에 대한 해당행위의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며 "누구와 싸워야 할지 분별하고 제발 정신 차리길 바란다"고 했다. 당 쇄신을 촉구해 온 친한동훈계를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아울러 김 최고위원은 "밖으로 투쟁이 필요하다. 우리는 광장으로 나가야 한다"며 "광장에 당원이 있고, 당원의 목소리가 있다. 그곳에 답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인권유린에 가까운 정치 보복을 중단하라"고도 했다.
이같은 김 최고위원의 메시지에 지도부 내 쇄신파로부터 즉각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당의 내부에 의견 차이가 있다면 배제가 아닌 더 많은 소통과 대화의 노력을 해야 한다. 이는 지도부에서 먼저 해야 한다"며 "저부터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도부 내 갈등으로 해석될 이견을 의식한 듯,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는 '최고위원들의 메시지 정리' 필요성이 언급됐다고 한다. 최은석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 회의를 앞으로 어떻게 운영하는 게 좋을지 의견 교환이 있었다"며 특히 "최고위원들 간 사전에 소통을 해서, 전체적으로 정제된 메시지가 나갈 수 있도록 사전회의나 소통을 활발히 하자는 것에 다들 공감했다"고 전했다.
선출 인선 면면에 따른 우려대로,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는 탄핵 반대파의 목소리가 득세하는 분위기다. 장 대표가 전날 윤 전 대통령 접견 의사를 거듭 밝힌 것에 일부는 공개적으로 힘을 싣기도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장 대표의 '윤 전 대통령 면회' 공약에 대해 "대표가 그런 약속을 했기 때문에 약속을 지키겠다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판단이자 결정"이라며 '지도부의 윤 전 대통령 접견이 바람직한가'라는 진행자의 거듭된 물음에 "개인적인 결정은 유보하지만, 당 대표가 결정한다면 저는 따를 생각"이라고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