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단법인 여수시민협은 11일 "여수MBC의 순천 이전 추진은 여수시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성토하며 "공론화의 장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여수시민협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2004년 여수KBS 방송국 이전으로 이미 큰 상처를 겪은 바 있는 여수시민들에게 이번 여수MBC 방송국 이전 움직임은 다시 떠오른 악몽이자 참담한 현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단체는 "당시 여수시의회는 KBS 이전을 반대하며 의원직 사퇴까지 내걸었지만 결국 방송국은 이전됐고 시민과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시의회가 규탄 입장을 발표했지만 그 결기가 과연 현실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지 시민들은 깊은 회의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여수시의 침묵"이라며 "방송국 이전란 중대한 사안이 시와 아무런 협의 없이 추진됐을 것이라고는 누구도 믿지 않는다. MBC 측이 여러 차례 여수시와 접촉했음에도 시는 그간 이 사안을 시민들과 공유하지 않았고 논의의 장조차 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항간에는 순천시가 적극 나서서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고 유치를 사실상 성사시켰다는 풍문까지 떠돈다"며 "여수시는 지금이라도 즉각 입장을 정리해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대응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계엄 이후 혼란한 정국에서 시민들에게 중요한 목소리와 정보를 전달해 온 공영방송이 지금, 지역 시민들과의 신뢰를 뒤로 한 채 사익에 치우친 결정 과정을 조용히 진행해 왔다면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여수MBC는 이전 여부에 대한 공론화의 장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여수시와 여수MBC는 더 이상 시민들을 외면하지 말라"며 "여수시민은 지역방송이 진정한 지역성과 공공성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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