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자신의 배우자 설난영 씨를 공개 비난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발언에 대해 SNS를 통해 공개 반박을 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30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노조 회의에서 아내를 처음 만났던 날이 아직도 기억난다. 독립적이고, 소박하고, 강단 있는 모습이 참 멋졌다"고 회상하며 "인생에서 갈 수 있는 자리가 따로 있고 갈 수 없는 자리가 따로 있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설난영이 김문수고, 김문수가 설난영"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봉천동 교회에서 소박한 결혼식을 올린 이후 40년 넘게 평생을 아내와 함께하고 있다"며 "제 아내는 25세에 세진전자 노조위원장으로 선출될 만큼 똑 부러진 여성이었고,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탁아소를 운영한 열정적인 노동운동가였다. 제가 2년 반의 감옥생활을 하는 동안 묵묵히 곁을 지키며 희망과 용기를 주던 강인한 아내였고, 서점을 운영하며 생계를 책임지고 하나뿐인 딸을 바르게 키워낸 훌륭한 엄마였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올린 별도 게시물에서도 "여성 노동자 학력 비하, 투표로 심판해달라"고 유 전 이사장 발언을 겨냥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충북 제천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유시민 씨가 말하는 그런 식의 이야기는 참으로 우리 사회를 학력을 가지고 완전히 신(新) 계급을 만들어 사람을 마구 판단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저는 유시민 씨를 모르지 않는다. 유시민 씨 여동생이 저의 공범이다. 1986년 5.3 인천사태(인천 민주항쟁) 때 그 여동생이 구로공단 가리봉전자 공장에 취업했다가 저하고 같이 구속됐다"고 유 전 이사장과의 인연을 언급하면서 "제 집사람도 잘 아는데 정치라는 것을 그렇게 함부로 하면 안 된다"고 유감을 표했다.
김 후보는 "그런 말을 들으면서 이렇게 정말 제정신이 아닌 정치를 해도 되느냐(생각했다)"고 비난 수위를 끌어올리며 "저보고 '전두엽에 이상이 있다'고 하던데 건강검진 많이 받아도 한 번도 이상했던 적 없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함부로 하느냐"고 했다. 그는 "입으로 정치를 한다고 하지만, 입으로 이렇게 스스로 자기 인격을 파괴하고 남을 마구 파괴하는 것이 정치는 아니라고 저는 생각한다. 참 매우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지도부도 일제히 유 전 이사장을 향해 사과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이인선 여성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 본부장단 회의에서 "유시민 씨는 설난영 여사에게 저급한 막말을 퍼부었다"며 "한 여성의 인생과 품격을 공개적으로 조롱한 발언은 남성 우월주의, 학력 우월주의, 계급주의에 찌든 시대착오적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본부장은 "여성은 배우자와 결혼을 통해 고양되는 존재인가. 부인은 남편의 지위에 따라 가치나 지위가 결정되는가"라며 "그 입으로 '사람 사는 세상'을 말했나. 자신에 관대하고 남에게는 표독한 소위 진보 진영의 가면이 이제 완전히 벗겨졌다"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여성은 누구의 들러리도, 누구의 희생양도 아니다. 우리는 여성에 대한 조롱과 멸시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 씨는 설 여사와 대한민국 여성 모두에게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장동혁 종합상황실장도 "김 후보의 배우자와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 배우자는 대한민국의 곳간을 거덜낼 것"이라며 "이런 배우자와 후보를 두고 유 전 이사장이 발언한 것은 참으로 '기가 막힌다'는 표현으로는 다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8일 밤 유튜브 방송 인터뷰에서 "김문수 씨가 대학생 출신 노동자로서 '찐노동자'와 혼인한 것"이라며 "설 씨가 생각하기에 김 씨는 너무 훌륭한 사람이다. 본인과는 균형이 안 맞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 "그런 남자와의 혼인을 통해 좀 더 고양됐다"고 했다. 이어 "험하게 살다가 국회의원 사모님이 됐으니 그 남편을 더욱 우러러본다"거나 "유력한 정당의 대통령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가 설 씨의 인생에서는 갈 수 없는 자리"라고 주장하며 "이제 영부인이 될 수도 있으니 제정신이 아닌 것"이라고 비난했다.
여성단체와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선후보는 유 전 이사장 발언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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