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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국의 성공이 광장의 실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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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권영국의 성공이 광장의 실현이다

[기고] 나는 차악이 아니라 최선을 선택했다

윤석열만 파면되었을 뿐, 지금 내란 중에 대선이 진행 중이다. 말 그대로 조기 대선이다. 분노한 시민들이 모여 광장이 다시 열리고 현직 대통령을 파면시킨 덕에 이루어진 선거다. 그렇다면 당연히 광장을 대변하는 이가 당선되는 것이 이치에 맞다. 6명의 후보가 나섰다. 그 가운데 과연 누가 광장을 대표하는가.

이번 광장의 가장 커다란 특징은 그동안 배제되었던 여성과 소수자들의 목소리가 여러 사람들의 귀를 열고 가슴을 울리게 한 것이다.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술집 여성, 플랫폼 노동자들이 안국역, 광화문, 남태령, 한남동, 그리고 지방 도시의 거리에서 내란 세력들과 분연히 맞서 싸웠고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헌법과 국가와 제도가 평소에 그들의 목소리를 듣기는커녕 늘 무시하고 배제하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했기에, 이번에도 개표가 끝나는 동시에 온 나라가 다시 공연을 마친 뒤의 을씨년스러운 극장으로 되돌아갈 것이다.

그동안 오로지 진보 정당만이 보수 양당 체제에 맞서서 그들의 목소리를 정치로 수렴하려 애썼지만 거의 성과는 없었다. 그럴 만한 의석과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권영국은 진보 3당(노동당, 녹색당, 정의당)을 대표하는 후보다. 그의 몸과 정신 안에는 생존위기에 허덕이는 불안정노동자, 혐오와 차별을 겪는 여성과 성소수자, 평범한 일상을 사는 것이 꿈인 장애인이 각인되어 있어 언제든 그들의 목소리를 낸다. 그가 일정 정도의 득표를 해야만 다음 지선이나 총선에서 '수많은 권영국'들이 정치의 장으로 들어가 '몫 없는 자들의 민주주의'를 실현할 것이다.

광장은 새로운 세상을 열망하였다. 광장에서 최고의 인기곡은 소녀 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였다. 2016/2017년에 "이게 나라냐?"라며 촛불을 들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고 윤석열 정권을 맞았다. 신자유주의 체제, 남북 분단과 대미 종속체제, 87년 보수 양당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었고, 문재인 정권이 사회대개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는 불평등의 극대화, 기후 위기, 인공지능의 위기, 공론장의 붕괴와 민주주의 위기 등 복합위기를 첨예하게 겪고 있다. 그럼에도 보수 양당은 새로운 세상을 말하지 않는다. '낡은 껍데기'를 고수하며 위기를 더 심화하고 있을 뿐이다. 불평등은 나날이 극대화하고, 기후위기로 파국에 이르는 시점이 채 5년도 남지 않았으며, 초지능을 달성한 인공지능도 10년 안에 현실이 될 것이다.

당장 모든 위기의 근본 원인인 신자유주의 체제를 넘어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밑돌이라도 놓지 않으면, 파국은 우리의 일상이 될 것이다. 이번 대선 후보 가운데 "갈아엎자! 불평등 세상"을 외치며 새로운 세상을 열겠다고 포부를 밝힌 유일한 후보가 바로 권영국이다. 실제로 그는 '차별금지법' 제정, 모든 노동자에 대한 근로기준법과 4대 사회보험 적용, 국민 발안제 등 시민주권 확립, 기후정의 구현, 저출산과 초고령화의 실질적 대안인 돌봄의 공공화 등 유일하게 시대정신과 광장의 열망을 담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자주 언급했지만, 우리 몸의 중심은 뇌나 가슴, 배꼽이 아니라 아픈 곳이다. 손가락 끝에 작은 상처만 나도 정신과 영양분과 면역세포가 그리로 집중하여 낫게 하고 결국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한다.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가장 희생당하는 집단은 노동자와 소수자다. 그들이 신음하고 절규하는 자리가 바로 한국 사회의 중심이다. 오랫동안 그들의 고통을 자기 아픔처럼 공감하며 연대한 사람들, 다시 말해 진보 3당과 민주노총의 금속노조와 공공운수노조, 서울본부, 전국결집 등 여러 진보 사회노동단체가 모여 '사회대전환 대선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를 조직했다. 이 단체는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경선을 거쳐서 권영국 후보를 선출하였다. 그 자리에서 가장 앞장서서 투쟁했고 진보 정당과 사회노동단체가 추구한 정신을 올곧게 실천할 지도자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남의 이야기를 듣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필자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복직 투쟁에서 시작하여 세월호 진상규명 투쟁을 거쳐 최근의 윤석열 정권 퇴진과 연대회의에 이르기까지 많은 순간을 함께 하며 바로 옆에서 보았다. 그는 '거리의 변호사'란 별칭대로 2000년대 이후에는 언제나 노동자와 소수자의 편에 있었고 가장 앞장서서 권력에 맞서서 분연히 항의하였다. 늘 노동자의 편에 서서 발언하고 변호하였다. 약자에 대한 따스한 공감력, 불의한 권력에 강력하게 맞서는 용기가 출중하고 발언은 늘 논리정연하고 힘이 있었다. 그는 서울대생에서 노동자와 함께 하기 위하여 풍산금속 노동자가 되었고, 그들이 부당하게 당하자 그들을 변호하고자 거리의 변호사로 신분을 바꾸었으며, 쌍용자동차 투쟁을 겪으며 정치적 힘이 없으면 안 되겠다고 깨닫고 정치인이 거듭났다.

혹자들은 압도적 지지를 해야만 내란 세력을 척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필자는 윤석열 정권 퇴진운동본부에서 2년 가까이 활동하였지만 공동대표 8명 가운데 유일하게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에 참여하지 않았다. 2016년에 3000여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조직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에서 워크숍과 발언을 통해 탄핵 너머 사회대개혁과 지배동맹체의 해체, 신자유주의 극복과 민주공화국 건설로 나아가자고 외쳤지만, 민주당 집권으로 끝나버렸고 끝내 문재인 정권은 시늉만 낸 채 노동자와 소수자의 소망을 저버린 채 사회대개혁을 하지 않은 뼈아픈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사회운동을 하며 민주당, 민주당과 노선을 같이 하는 정당이나 시민사회단체들은 결국 노동자와 소수자를 배신하고 광장의 장벽이거나 스폰지 구실을 할 뿐임을 처절하게 깨달았다.

그러기에 이번에는 '진보 3당과 사회노동운동단체와 소수자단체들이 모여 결성한 '윤석열 퇴진! 세상을 바꾸는 네트워크'('세바넷')에 들어가 활동하였다. 이 단체는 매주 수요일 '평등으로 가는 수요일'이란 집회를 하고 담론투쟁을 하였다. 이어서 연대회의도 결성되었다. 세바넷이나 연대회의의 구성원들은 그동안 오랜 세월을 여러 불이익과 구속을 감수한 채 노동자와 소수자들이 존엄하고 평등한 세상을 위하여 실천한 이들이다. 그럼에도 이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너무도 미약하다. 권영국 후보는 지도력, 품성, 개인사, 정책 등 모든 면에서 최선의 후보임에도 차악들에 밀려 아직 1%대의 지지를 받고 있을 뿐이다. 이재명 대표가 중도보수임을 표방해왔고 그동안 민주당이 지배동맹의 일원으로서 국힘당과 적대적 공존을 해왔고 내란 세력은 노동자와 소수자들을 혐오하며 적으로 간주해왔기에, 내란세력의 척결은 진보3당을 비롯한 진정한 진보세력이 힘을 가질 때만 가능하다.

왜 최선의 후보가 있는데 차악에 마음을 기울이는가. 부디 권영국 후보를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자. 왜 자신보다 가난하고 억압당하는 이를 위하여 희생하는 것이 '빨갱이'가 되어야 하는가? 분단 상황과 대미 종속체제에 있는 한국 사회에서 노동자와 소수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연대한 대가는 너무도 크다. 여러 불이익은 수시로 있고 구속도 당한다. 인간의 숙명이 외로움과 불안이지만, 때로는 사랑하는 이들과도 거리를 두거나 결별하며 수십 배의 외로움과 불안을 겪어야 한다. 적지 않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삶을 마감하거나 화병이나 암으로 죽는다. 권영국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성공해야만 광장의 열망대로 우리는 새로운 사회를 향하여 한발이라도 나아갈 수 있다. 몫 없는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려는 이들이 다음 지선과 총선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노동자와 소수자들이 좀 더 잘 사는 세상을 위하여 여러 희생을 감수하며 오랫동안 투쟁한 이들이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그 희망의 빛조차 사라진다면 한국 사회는 정녕 헬조선으로 전락할 것이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전 전남 여수시 주암마을회관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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