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정치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란 종식이 먼저'라며 우원식 국회의장의 '대선·개헌 동시투표' 제안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 데 대해 "(이 전 대표가) 개헌에 부정적인 건 아닌 걸로 제가 알고 있다"며 "당내 강성 지지층에서 난리를 치니까 이 대표도 좀 꼬리를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11일 오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6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선·개헌 동시 추진을 제안하고 7일 이 전 대표가 "내란 종식이 먼저"라며 이를 사실상 거부했던 일을 두고 "사실은 이 대표하고 저쪽(국민의힘) 주호영 개헌특위 위원장하고도 서로 얘기가 다 됐던 것"이라고 막후 사정을 설명했다.
유 전 총장은 "총리 선출(책임총리제)하고 대통령한테서 계엄 권한(요건 강화) 하는 거, 이런 정도 쉽게 합의할 수 있는 것은 우선 이번에 아주 못을 박자는 데에 이 대표도 긍정적이었던 모양"이라며 "이러는 중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완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한 게 아주 고춧가루를 뿌린 측면도 있고, 또 당내 강성 지지층에서 난리를 치니까 이 대표도 좀 꼬리를 내리고…(한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총장은 다만 '이 전 대표가 마음을 바꾼 것인가'라는 질문엔 "바꾼 것보다 유보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며 "개헌에 부정적인 건 아닌 걸로 제가 알고 있고 또 지난 대선 때 다 공약했던 거니까 그걸 지금 뒤집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선·개헌 동시 추진안 자체에 대해서도 "일정상으로는 그렇게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며 "(민주당에서) '내란 종식이 우선'이라고 하는데 (한 총리가) 이완규 지명을 하는 거 보니 그 말이 훨씬 더 힘을 얻게 된 것"이라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들었다.
유 전 총장은 한덕수 권한대행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지명에 대해 "옛날의 한덕수는 저런 거 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한덕수가 변했다"고 비판했다.
유 전 총장은 특히 "(한 총리가) 변해도 많이 변한 건데 윤석열 전 대통령한테 진 빚이 그렇게 크다고 생각을 하는지, 김건희 여사한테 진 빚이 큰 건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빚을 열심히 갚고 있는 것 같다"고 한 총리의 이번 재판관 지정이 윤 전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진행자가 '윤 전 대통령의 의중이 있으니 거기에 따라서 했다고 보나'라고 묻자 "세상이 다 그렇게 알고 있다", "저만 그런가"라고 했다.
유 전 총장은 다만 여권 일각에서 일고 있는 '한덕수 차출론'과 관련해서는 "(한 총리는) 안 나올 것"이라며 "그냥 전형적인 공무원상"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지금 나와 있는 (국민의힘) 후보들 제 살 깎아 먹기 아닌가"라며 "저러다 안 하면 지금 나와 있는 후보들이 다 조그맣게 된다"고 꼬집었다.
유 전 총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조용히 있는 게 답인데, 그럴 것 같지 않다"며 비판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자기 형사재판도 있고, 계속 정치적 메시지를 내서 자기 세력이 있어야 혹시 형이 좀 줄어들지 않을까, 아니면 사면을 좀 당길 수 있을까(라는 의도일 것)"라며 "감옥에 가서 얼마를 있을지 모르는 속에서 가만히 있으려고 하겠나"라고 했다.
유 전 총장은 윤 전 대통령의 의도가 성공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 "성공하면 나라는 망하는 것"이라며 "극우세력을 선동해서 그 압력에 의해 재판이 좌지우지된다든가 정치적 사면을 한다면 그건 망한 나라지 제대로 가는 나라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의 '사저 정치'가 국민의힘 경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에 대해서도 "그게 먹히겠나"라며 "지금 그걸 하면 그 후보는 민주당 좋은 일만 시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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