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출범부터 평행선을 달려온 고양특례시와 시의회가 2025년 추가경정예산 삭감을 두고 맞불을 놓으면서 후반기 일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추경 삭감과 관련해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 관심 예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수백억 원의 민생·경제 사업이 거의 매 회기마다 무차별 삭감되고 있다"며 "시민을 외면하고 도시 발전을 가로막는 비상식적인 결정"이라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어 "두 개의 바퀴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굴러서는 수레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며 "시의회가 이제라도 정치가 아닌 시민을 바라보고, 남은 1년여 고양시의 동력이 되어주기를 바란다"고 협조를 호소했다.
시는 지난 6일 849억원 증액된 3조4254억원 규모의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시는 당시 1월에 교부된 특별교부세 및 특별조정교부금 확보 사업, 국도비 보조사업 내시 변경사업 예산, 현재 진행 중인 시 주요 사업의 추가 사업비 등이 중심으로 편성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의회는 추경안 심의에서 증액분 849억원 가운데 약 161억원을 삭감했다.
시에 따르면 삭감 대상에는 공립수목원·공립박물관 조성, 원당역세권 발전계획, 킨텍스 지원부지 활성화, 창릉천 우수저류시설, 일산호수공원 북카페 조성 등 총 47건의 주요 사업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3차례 이상, 많게는 7차례나 반복적으로 삭감된 도시기본계획, 도로건설관리계획 예산 등이 포함된 '단골 삭감 사업'들이다. 이 사업들은 고양시의 장기적 발전과 인프라 확충을 위한 핵심 사업으로 예산 감액과 함께 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 시장은 정부 공모사업인 '거점형 스마트시티 사업' 예산 삭감에 대해 "정부가 약 400억원 중 절반을 지원하는데도, 시의회는 고양시 부담분조차 온전히 편성하지 않고 매번 삭감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하며, 시의회의 행태에 대해 명확한 근거나 대안 없이 예산만 자르는 무책임한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과 경제 활성화와 인프라 투자 예산 삭감으로 장기적으로 도시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 도시기본계획을 비롯한 미래도시설계 관련 예산이 계속해서 삭감, 지연되면서 중장기 도시전략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도 같은 날 자료를 내고 "시장이 관심을 갖는 사업이라 예산을 삭감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해석이다. 의회의 역할은 시민의 혈세를 책임감 있게 심사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거쳐 예산안을 심의하는 것으로 의회 본연의 역할 수행이 '패악질'이라는 표현으로 폄하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 시장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김운남 의장은 스마트시티사업과 관련해서 "중앙정부에서 허락한 사업인데 무엇이 문제냐?라는 등의 태도는 우리 시민의 혈세를 들여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너무나도 안일한 태도"라며 "정부지원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예산편성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며, 시 재정부담과 실효성을 고려할 때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검증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시장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원칙과 상식'에 대해서 난색을 표하며 "시장이 말하는 '원칙과 상식'이란 결국 집행부가 요구하는 예산을 의회가 무조건 승인해야 한다는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며 "의회는 집행부를 감시하고 검토하는 민주주의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로 시민의 혈세를 책임감 있게 다뤄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시장의 논리는 의회의 독립성을 침해하고, 시민을 위한 합리적인 예산심사를 방해하는 행위"라며 "의회에 대해 예산을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시민을 무시하는 의회, 정치적 논리로 시민의 삶을 후퇴시키는 의회'라는 왜곡된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 의장은 민선8기 핵심공약인 '고양시민복지재단 설립 조례안' 부결에 대해 "준비부족은 말 그대로 '준비부족'이다. 정치적인 논리를 끌어와 시민의 눈을 가리려고 하는 곳이 어느 쪽인지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며 "집행부는 정도를 넘어선 책임 떠넘기기를 그만두고, 소통과 협치를 통해 고양시민과 고양시를 위한 정도를 함께 걷자"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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