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이하 현지시간) 미 헌법이 금지한 대통령 3선 재임 "방법"이 있다며 이러한 주장이 "농담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러시아산 원유에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경고하기도 했다. 이란엔 새로운 핵협상을 요구하며 "폭격"을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가 그렇게(3선) 하길 원한다"며 3선 언급이 "농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3선)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NBC가 이러한 "방법"에 대해 다음 대선에서 JD 밴스 부통령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워 당선된 뒤 대통령직을 넘겨 받는 구상을 언급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게 한 가지 (방법)"이라며 "하지만 다른 방법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방법을 공유해 달라는 요청엔 "싫다"고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은 "행정부 초기"로 "현재에 집중"하고 있어 "(3선을) 생각하기엔 너무 이르다"면서도 3선을 원하냐는 질문에 "난 일하는 게 좋다"고 답하기도 했다.
<AP> 통신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에서 취재진에 "내게 3선을 요청하는 사람이 많은데 어떤 의미에선 4선이기도 하다. 2020년 선거가 완전히 조작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지금 3선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뒤 일주일 만에 "다음 선거"를 위해 많은 돈을 모았다며 "다시 출마해도 될까?"라고 말하는 등 여러 번 3선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대체로 농담으로 여겨졌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 3선을 위한 개헌을 주장해 왔다. 공화당 하원의원인 앤디 오글스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3일 뒤 낸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쇠퇴를 역전할 유일한 인물"이라며 그의 3선을 위해 대통령 임기를 2선으로 제한한 수정헌법 22조를 바꿀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미 수정헌법 22조는 "어떤 사람도 대통령에 2회를 초과해 선출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미국 헌법을 개정하기 위해선 의회에서 의원 3분의 2 이상 발의 뒤 4분의 3 이상의 주에서 비준을 받아야 해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니얼 골드먼 민주당 하원의원은 성명을 내 트럼프 대통령의 3선 발언은 "정부를 탈취하고 우리 민주주의 해체하려는 명백한 시도의 또 다른 확대"라며 "의회 공화당원들이 헌법을 믿는다면 그들은 트럼프의 3선 야망에 공식적으로 반대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AP>는 미 노트르담대 법학 교수 데렉 뮬러가 수정헌법 12조에 "헌법상 대통령직에 부적격인 사람은 부통령 자격을 갖지 못한다"고 명시돼 있는 점을 짚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대선에 부통령으로도 출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대선에 밴스 부통령을 대통령 후보로 앞세워 러닝 메이트로 출마해 당선 뒤 권력을 넘겨 받는 구상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뮬러 교수는 "대통령 임기 제한을 우회할 수 있는 어떤 '기이한 술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휴전 안 되면 러 원유에 2차 관세"…부과 땐 중국·인도 타격
NBC는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지난 2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통성을 지적한 발언에 "매우 분노"했고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28일 유엔(UN) 지원 아래 우크라이나에 "과도 정부"를 수립하고 새 선거를 치른 뒤 평화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가 지난해 5월까지였다는 점을 이용해 이러한 주장을 거듭해 왔는데,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 뒤 계엄 상태로 선거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푸틴 대통령과 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내가 우크라이나에서의 유혈 사태를 멈추는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다면, 그리고 내가 그것이 러시아의 잘못이라고 판단한다면, 러시아로부터 나오는 모든 원유에 2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러시아에서 원유를 사면 미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뜻"이라며 "(러시아산) 모든 원유에 25%, 25~50%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2차 관세"는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는 국가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직간접적으로 구매하는 국가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4월2일 이후 25%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해당 관세가 부과된다면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국가는 중국과 인도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러시아에 연료 공급을 의존하던 유럽연합(EU)은 수입을 줄였지만 인도와 중국은 가격 할인을 이용해 수입을 적극 늘렸다. 핀란드에 기반을 둔 청 에너지·청정공기연구소(CREA)에 따르면 EU와 영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를 단계적으로 시작한 2022년 12월5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수출된 러시아 원유의 47%를 중국이 사들였고 38%를 인도가 구매했다.
<워싱턴포스트>(WP)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DC로 돌아가는 길에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에 푸틴 대통령과의 관계가 최악이라고 생각하진 않으며 "젤렌스키 대통령과 협상을 체결"해야 하는 시점에서 푸틴 대통령이 "지난 1~2일 젤렌스키 대통령을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하는 발언을 한 "특정 방식"이 "실망스러웠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압박도 이어갔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광물) 협정을 재협상하려 하면 큰 문제를 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우크라이나는 "결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재강조했다.
러시아가 지난주 미국이 중재한 우크라이나와의 흑해 휴전 합의에서 제재 해제 조건을 내걸어 시행일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핀란드 대통령은 휴전 성사를 위해선 "마감일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을 보면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30일 취재진에 "4월20일이 어떤 조건도 없는 전면 휴전을 하기에 좋은 날"이라며 이날은 "부활절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한 지 3달 되는 날"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NBC에 이란과 핵 프로그램 관련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전례 없는 수준의 "폭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핵 개발을 억제하는 대신 제재를 완화하는 이란 핵합의에서 2018년 탈퇴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이란에 새로운 핵 협상을 요구했지만 <로이터>에 따르면 30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미국과의 "직접 협상 거부"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간접 협상"엔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에서 이란과의 협상이 "몇 주" 걸릴 것으로 예상하며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면" 이란에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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