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에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석방을 지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기세 오른 극우 집회 참가자들이 사법부와 선거관리위원회를 위협하는 극단적 발언들을 쏟아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8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국민대회'에 모여 대검찰청이 윤 대통령의 석방을 지휘하기로 결정했다는 속보를 트럭 모니터에 띄우고 "전광훈이 승리했다" "대통령 관저로 가서 석방을 축하하는 잔치국수를 먹어야 한다"며 자축했다. 같은날 세이브코리아가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개최한 집회에서도 "여러분들의 외침이 하늘에 닿아 윤 대통령을 자유의 몸으로 만들라는 결정이 나왔다"고 했다.
지지자들은 사법부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한 공격에 날을 세웠다. 윤 대통령 수사를 지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해 "오동운 공수처장 이XX 깜빵(감옥) 보내야 한다"고 비난했으며, 연단에 선 김모 목사가 "선관위를 바짝 들어다 서해안에 던져버려야 한다" "어리석은 정치에 목숨 걸고 저항해야 한다" "제2의 6.25전쟁에 앞장서서 나라 구하는 전사들이 돼야 한다" 등 폭동을 암시하는 발언을 하자 함성으로 호응했다.
헌법재판관들의 신변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 측은 헌법재판소가 "김 목사의 말을 헌법재판관 8명이 거역한다는 건 뒤질라고(죽으려고) 작정한다는 것"이라며 "거짓이 아닌 진실로 판단하고 윤 대통령 탄핵을 각하하라"고 겁박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석방이 즉각 실행되지 않자 검사 출신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검찰 배후에서 석방을 방해한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집회에 참여한 A(80) 씨는 "한동훈이 검찰을 조종하고 있어서 꼬봉(검찰)들이 말을 안 듣는다. 검찰은 빨리 윤 대통령 석방을 실행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이들은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의 탄핵을 기각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1월 서부지법 폭동에 관여해 구속된 이들에게 영치금을 보냈다는 B 씨는 "대통령이 오죽하면 계엄을 터뜨렸겠느냐. 계몽(계엄)으로 국민들이 모든 문제를 알게 됐다"며 "헌법재판소가 국민들을 저버리지 못해 각하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날 지지자들은 광화문 거리에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을 그려놓고 밟도록 하는 구역을 만들기도 했다. 특히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는 "대머리" "X재명" 등 인신공격을 가했다.
역사 강사 전한길 씨도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집회에 연사로 참여해 "입법부와 사법부를 장악한 이재명 대표가 행정부까지 장악하면 히틀러 나치즘처럼 국가가 전체주의, 독재주의로 전락할 것"이라며 "그것만큼은 절대 막아야 한다"고 했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윤석열 대통령 석방을 결정했다. 대검찰청은 8일 "검찰총장은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을 존중해 특별수사본부에 윤 대통령의 석방을 지휘"했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구치소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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