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법원 폭동 근본 원인은 교육…교실 민주주의 이뤄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법원 폭동 근본 원인은 교육…교실 민주주의 이뤄야"

김누리 교수 "한국 엘리트 중에는 민주주의자 없다" 지적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 이후를 두고 김누리 중앙대 교수가 "한국 엘리트 중에는 민주주의자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번 사태 이후 가장 중요한 우리 사회의 과제로 교육 개혁을 꼽으며 "교사의 정치적 시민권을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12월 3일 우리가 큰 충격을 받았지만 저는 그 이후, 탄핵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이 훨씬 충격적이었다"며 "한국 사회를 지배한다는 저 지배 엘리트들의 행태, 저들이 쓰는 용어, 저런 궤변, 저런 곡학아세의 언어들, 저런 허언들, 그걸 보고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 충격의 양상으로 "(한국 엘리트 중에) 민주주의자가 없다"며 "다시 말해 한국 교육을 잘 받은 사람일수록, 전교 1등일수록 한국 교육의 정신을 완전히 체화해서 완벽한 파시스트가 됐다는 걸 느꼈다. 이제 이걸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윤 대통령 일당의 비상계엄 시도와 이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폭도로 돌변해 벌인 초유의 1.19 법원 폭동에 이른 상황을 두고 그 근본 문제로 한국 교육을 꼽았다.

김 교수는 '사법부 폭동 원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근본적으로 보면 교육"이라며 "한국처럼 민주시민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선진국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진행자에게 "한국 교실에서 (초중고) 12년 동안 교육을 받으면 성숙한 민주주의자가 될까, 아니면 잠재적 파시스트가 될까"를 물었다.

한국 교육 체제가 히틀러와 같은 파시스트를 낳는 교육이라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한국 교실 자체가 민주주의자를 길러내기 어렵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경쟁 교육이 심한 나라"라고 말해 지금의 대입 경쟁 교육이 학생을 잠재적인 파시스트로 길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지난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반대 사례로 경쟁 교육을 없앤 독일의 예를 들었다.

김 교수는 "독일은 68년부터 본격적인 히틀러 과거 청산을 시작했고 그 정점이 교육 개혁"이라며 "히틀러를 가능하게 했던 인적 제도적 청산도 해야 되지만, 근본적인 청산은 히틀러를 가능하게 한 정신적 뿌리를 뽑는 것이이었다. 독일 교육의 목표는 '더는 아우슈비츠를 반복해선 안 된다'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히틀러는 이 세계를 무한 경쟁이 펼쳐지는 정글로 봤다. (인간 사회) 그 안에서도 다윈의 법칙이 적용한다고 봤다"며 "이 소위 '소셜 다위니즘'을 가장 열렬히 추종한 게 히틀러다. 그러니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는 건 자연의 이치고, 우월한 자가 열등한 자를 지배하는 게 자연의 순리다. 따라서 우월한 게르만족이 열등한 유태인을 지배하고 학대하고 더러 학살했기로소니 그게 그렇게 잘못된 일이냐'고 주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한국 교육을 두고 "여기(한국 교육)에 (히틀러식) 파시즘의 세 가지 원리가 들어있다. 첫째, 이 세계를 경쟁의 세계로 본다. 둘째, 끊임없이 우열을 나눈다. 셋째, 우월한 자가 열등한 자를 지배하는 복종 관계가 자연스럽다. 경쟁, 우월, 지배, 이 세 가지가 파시즘의 핵심 원리"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반면 "민주주의자는 이 세계를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이 함께 사는 곳으로, 우열이 지배하는 게 아니라 (각자 다른 개인의) 다양성이 존재하는 곳으로 본다"며 다시 첫 질문을 제기했다. "12년 동안 한국 교육을 받으면 파시스트가 될까요? 민주주의자가 될까요?"

김 교수는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그런 (파시스트적) 심성을 내재화하고 있다"며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대표적 사상가인 테오도어 아도르노의 말을 인용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파시즘보다 민주주의 안의 파시즘이 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사회 내에서 이번 사법부 폭동이 일어난 이번 사태가 매우 위험한 징조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따라서 한국 민주주의의 뿌리를 튼튼히 하려면 "교실에서부터 민주주의를 이루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교사의 문제" 역시 이 대목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한국 교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정치적 시민권을 완전히 박탈당했다. 이런 나라는 없다"며 "OECD 국가 평균적으로 의회의 10% 정도가 교사들이고 독일은 15% 정도다. 우리는 제로"라고 지적했다.

교사에게 정치적으로 완전한 자유를 줄 경우 '교사 중에 파시스트가 있으면 큰일나는 것 아니냐'는 사회자의 지적에도 김 교수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독일에서 가장 중요한 교육이 '선동가 판별 교육'"이라며 "그러니 교사가 예를 들어 (학생을) 선동하려 하면 아이들이 가장 먼저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한편 교사의 정치적 자유가 주어지지 않는 현실을 두고 "민주당에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 강연에서 '당신들은 민주주의를 정체성으로 삼는 정당인데 민주주의가 어디서 결판나는지 아느냐. 투표장이 아니라 교실에서 결판난다. 12년 동안 성숙한 민주주의자를 기르면 그 나라는 확실한 민주주의 사회가 된다. 반면 잠재적 파시스트를 기르면, 선동가가 등장할 때 그들은 파시즘에 매혹된다'고 설명했다"며 "지금 사태(법원 폭동 사태)가 그 사태"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한국 교사가 정치적 금치산자다. 이 환경에서 성숙한 민주주의자가 길러지는 건 불가능하다"며 "따라서 (탄핵 정국 후) 이번에 헌법 개정을 하거나 할 때, 법률 개정을 할 때 반드시 해야 될 게 교사들의 정치적 시민권을 복원하는 것이다. 그들이 성숙한 민주주의자여야 아이들도 성숙한 민주주의자로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대희

독자 여러분의 제보는 소중합니다. eday@pressian.com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