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갈대와 개펄을 배경으로 시간과 자연을 그리는 화가로 잘 알려진 허정(虛丁) 장안순 화백이 최근 계엄과 탄핵정국의 아픔을 담은 작품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22일 지역 예술계에 따르면 장안순 화백은 전남 순천시 '문화공간 다담'에서 열리고 있는 신년특별초대전 '무릉도원'을 통해 '인간키세스' 작품을 선보였다.
이 작품은 폭설이 내리는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도로에서 은박지를 몸에 두르고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표현했다.
작가는 "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시민들이 눈 내리는 영하의 추운 거리에서 은박지를 두르고 밤을 세우는 모습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며 "2025년 1월 7일 대통령 체포영장 재발부를 기념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인간키세스' 작품이 선보인 특별초대전은 지난 17일 시작해 오는 2월 28일까지 계속된다. 3호에서 300호까지 '시(詩)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는' 정 화백의 크고작은 그림 2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순천 출신으로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 작가인 장 화백은 평범한 소재인 갈대를 통해 인간의 감정과 자연세계를 연결하는 독창적 예술을 선보인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는 삶의 굴곡을 반영하고, 계절을 따라 변하는 갈대는 시간의 흐름을 상징한다.
시간과 전통을 초월하는 그의 그림은 동양 예술의 이상향인 '무릉도원'(武陵桃源)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재즈의 즉흥성과 역동성을 동시에 담아낸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그의 작품은 고용함과 움직임이 공존하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며 관객에게 시각적 쾌감과 내면의 사색을 동시에 제공한다.
장 화백은 2015년 제34회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2016년 제35회 올해의 주목할 예술가상, 2017년 제4회 대한민국 지역사회공헌 대상, 2019년 제63회 전라남도 문화상, 2023년 이당미술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그동안 국내는 물론 유럽과 미주, 아시아 등을 돌며 65회 개인전을 가졌으며 600여회의 초대 및 단체전에 참여했다.
그의 작품은 청와대와 프랑스 대통령궁, 독일 본 한국영사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하나은행 본점 등에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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