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장애 아들을 살해한 아버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2부(어재원 재판장)는 29일 1급 뇌 병변 장애가 있는 아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아버지 A(63)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비록 피해자가 중증의 장애를 가지고 있고 자신의 삶에 비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더라도 인간의 생명은 고귀하고 우리 사회와 국가가 최선을 다해 보호해야 할 최고의 가치"라며 "부모로서 자신과 자녀의 처지를 비관해 자녀의 삶을 앗아가는 것은 경위를 불문하고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은 정신지체 장애로 태어난 아들을 양육하던 중 2014년 뇌출혈로 1급 뇌병변 장애 상태가 되자 시설보호소로 보내는 대신 하던 일을 그만두고 헌신했다"며, "피고인이 2021년 3월 교통사고로 발가락을 절단하고 돌봄이 힘들게 되자 아들로부터 여러 차례 같이 죽자는 말을 들었고, 피고인도 이 세상을 떠날 의도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24일 대구 남구 자신의 집에서 목욕 중이던 아들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직후 자살을 기도했던 그는 의식불명 상태로 아내에게 발견됐다가 이후 건강을 회복했다.
그의 아내와 둘째 아들, 관련 장애인 가정 지원 단체 등은 재판부에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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