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가운데 꼴찌 성적표를 기록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이하 코바코)의 경영 혁신을 위해서는 낙하산 인사를 배제하고 혁신이 가능한 경영인이 배치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서울 광진구갑)은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결산 심사에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이하 코바코)의 불량한 경영 상태를 지적하면서 "과감한 경영 자구책과 검증된 경영인 선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이 2023년 코바코 결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코바코는 지상파 방송 광고 시장의 축소로 재정 상태가 꾸준히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바코는 '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영방송 KBS, MBC, EBS 등의 광고 판매 사업을 수행한다. 2023년 결산 기준으로 코바코의 전체 수입 1271억 8600만 원에서 방송광고 판매수수료 수입은 872억 7000만 원(약 68.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문제는 전반적인 방송광고 시장의 침체가 코바코의 판매 실적으로 직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 방송통신광고비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방송광고 시장은 규모는 2023년 3조 3076억 원으로 2015년 대비 25.9% 감소 예정이다. 이에 따라 코바코의 2023년 방송광고 판매액도 같은 기간 58.4% 급락한 5,47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에서 코바코의 영향력 감소로 이어졌다. 이 의원에 따르면, 전체 방송광고 시장에서 코바코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29.5%에서 2023년 16.6%로 떨어졌다. 코바코의 핵심 수익원인 광고 수탁 수수료도 급감했다. 2015년 1848억 원의 광고수탁수수료 수입은 2023년 절반 이하인 871억 원을 기록했다. 이 여파로 총 매출액도 떨어지는 추세다.
이 의원은 "러한 전방위적 경영난을 타개할 과감한 경영 자구책이 요구된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6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코바코는 전체 평가 대상 87개 기관(공기업 32개, 준정부기관 55개) 중 E(아주 미흡) 등급을 받았다. 이는 공기업 중에선 유일한 등급으로 꼴찌 성적표를 기록한 것이다. 적자 누적으로 자본잠식도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8월 1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신임 코바코 사장으로 민영삼 전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 특보를 임명했다. 민 사장은 광고 관련 경험 부재, 과거 막말 논란 등으로 코바코 안팎에서 반발을 부른 인사다.
코바코는 공영방송 광고 수주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 의원은 MBC 대주주 방문진, KBS 이사 등 공영방송 이사 졸속 선임으로 정부의 ‘방송 장악 시도’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코바코가 광고 수급을 활용한 ‘방송 길들이기’에 동원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러한 중요한 시기, 중요한 위치에 강성 인사가 졸속 임명된 것은 현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 프로젝트의 일환이 아닌가 의심하게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정헌 의원은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공공기관 코바코는 심각한 경영난으로 정부 평가에서도 낙제점을 받았다"며 "환골탈태 수준의 자구책, 이를 이끌 유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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