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 "(방류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했던 말 중 실현된 건 하나도 없다"며 "이 괴담에 대해서 이제 민주당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전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그는 본인이 연루됐던 '청담동 술자리 의혹'에 대해서도 "아니면 말고 식으로 던져 놓고 괴담을 유포"한 행위였다며 두 의제를 한 데 묶어 비판했다.
한 대표는 22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후쿠시마 원전처리수'가 방류된 지 1년 정도 지났다. 그 즈음과 그 이후에 민주당이 했던 발언들을 한번 곱씹어보라. 그 말 중에 하나라도 실현됐다면 지금 우리 바다는 오염돼 있어야 하고, 수산업은 황폐해 있어야 하고, 우리 국민의 건강은 위협받고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염수를 '후쿠시마 원전처리수'라고 표현한 것이 눈에 띈다.
한 대표는 이어서도 "(오염수 관련) 괴담 때문에 우리 수산업 어민들이 피해를 봤고 우리의 큰 재정이 투입됐다"며 "이렇게 (의혹을) 던져 놓고 나서, 결과가 나왔을 때 이걸 반추해보고 이 문제를 다시 곱씹는 작업이 없으면 계속 이런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슷한 예로 청담동 첼리스트 술자리 의혹이 있다"며 "모 여론조사를 보면 아직도 그 청담동 술자리가 사실일 거라 믿는 사람이 거의 국내 절반 가까이 된다. 이런 것을 민주당은 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전날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촉발시킨 첼리스트 A씨는 한 대표가 민주당 김의겸 전 의원과 유튜브 매체 '더탐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통령과 원고(한 대표)가 청담동 술자리에 온 사실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한 대표는 "이 의혹을 가지고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했었다"며 "역시 이런 문제도 이렇게 아니면 말고 식으로 던져 놓고 괴담을 유포하고 그걸로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는 이런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에선 이 문제를 사과하는 사람도 없잖나"라며 "이런 식의 괴담정치를 반드시 종식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 실효적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도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 또한 이날 회의석상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대해 "1년 전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은 독극물, 핵폐수, 세슘우럭 등 자극적 용어로 괴담을 퍼뜨리며 괴담정치의 선봉에 섰다"며 "지난 1년간 정부는 일본 수산물, 바닷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4만9000건 이상 실시했으나 기준치를 넘어선 것은 한 건도 없었다"고 역공을 폈다.
추 원내대표는 "이런 괴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투입한 예산만 1조5천억 원에 달한다"며 "그 동안 상인들의 피해와 투입된 막대한 혈세는 누구에게 보상받아야 하나. 지난 1년 동안 괴담정치에 열 올리면서도 뻔뻔하게 수산물은 연일 맛있게 드신 민주당은 아직도 오염수 괴담에 대해 사과나 반성 한마디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에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 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쿠시마 괴담 1년에 민주당의 반성을 촉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는 24일 1년째를 맞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두고 여당 측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다만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해온 원수폭금지일본국민회의 등 일본 내 시민단체들이 여전히 방류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데다, 방류를 담당하고 있는 도쿄전력에서도 △지난 1년간 직원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는 점 △방류 대상 방사성 물질(카드뮴-113m)을 뒤늦게 추가했다는 점 등이 논란에 부쳐진 바 있어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여야의 대립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전면 수입금지 조치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점도 여당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이날 한 대표는 여야 대표 회담의 주요 안건으로 꼽히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재차 강조했다. 한 대표는 "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었다"며 "적어도 '내년 1월 1일에 금투세가 시행되는 일은 없다'는 점에 대해선 우리 간에 서로 미리 합의를 하고 그 결정을 공표하는 것이 국민들과 투자자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스스로 본인의 간판의제로 내세우고 있는 '격차해소' 의제와 관련해서는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개선을 새로이 제안했다. 그는 "육아휴직 대상 연령, 그리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대상 연령을 만 12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까지 확대해야 한다"며 "인구절벽을 극복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법안에 대해선 우선적으로 초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민주당과의 법안합의를 촉구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여야 간 쟁점사안인 방통위원회 위원 추천 문제를 놓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 소속 최민위 과방위원장이 야당 몫 방통위원 2명을 추천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민주당은 뒤늦게 야당 몫 방통위원 2명을 추천해 다시금 가처분 재판에 영향을 주려하고 있다"며 "이는 또다른 정치공작이자 재판개입 행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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