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직도 수해복구와의 전쟁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비가 한 번만 더 오면 이번에는 산사태가 민가를 덮칠 텐데…"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함라면의 '재해대책위원회' 정희태 위원장은 "지금도 함라면은 수해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며 발을 굴렀다.
함라면은 전북지역에 극한호우가 몰아쳤던 지난 7월10일 새벽 불과 4시간 만에 400㎜ 가까이 물폭탄이 쏟아져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쑥대밭으로 변한 곳이다.
당시 축구장 7개 크기의 산림 4.9ha가 크게 훼손됐으며 농경지 350건에 1만5000㎡와 주택을 포함한 사유지 파손 200여건 등 전례 없이 심한 상처를 입었다.
수해의 악몽에 시달린 지 20여일이 지났지만 함라면 주민들은 아직도 걱정이 태산이다. 함라산 밑자락의 마을 주민들은 "지난 7월의 수해 때는 산사태가 계속으로 몰아쳐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다시 비가 오면 이번엔 민가를 덮칠 수 있을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재해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나무를 간벌한 곳이 무너져 계곡이 생길 정도로 엄청난 비가 쏟아져 함라면 곳곳에 호우 생채기가 심하다"며 "산이 무너지면 대책이 없는데…"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아직 정리하지 못한 토사와 나뭇가지 등이 수로를 막아 2차 피해도 걱정이라는 하소연이다.
정희태 대책위원장은 "살기 좋은 곳이라는 함라면이 작년에 이어 올해 연거푸 극한호우에 휘말려 위험한 동네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산사태 위험 예방 등 신속한 재해복구가 요청된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이와 관련해 이달 중순경에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 등의 대책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
함라면행정복지센터는 지난달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이웃들을 위해 지역 기관과 단체, 주민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래도 상황이 여의치 않자 이장협의회 등 20여개 지역 내 기관·단체들은 행정복지센터와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신속한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복구작업을 펼치고 취사가 어려운 주민들에게 식수와 간식을 제공했다. 주민들을 위한 지원활동뿐만 아니라 한옥체험마을과 향교, 가옥 문화유산 등 문화·역사자원 피해복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황지중 함라면장은 "모두가 힘든 시기에 수재민들의 어려움을 나누고 힘이 되고자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신속한 복구로 편안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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