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여겨지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외연 확장'과 '건강한 당정관계 구축'을 당의 과제로 제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보수 결집'을 강조한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윤석열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당내 친윤 세력과 차별점을 내보인 발언으로 해석된다.
오 시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아부다비 출장 중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황 위원장이 총선 패배 원인으로 '보수 결집 실패'를 꼽은 데 대해 "외연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당을 운영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비대위원장과 의견이 같다 다르다', '당 정책 기조와 같다 다르다'를 떠나 당 중진으로서 제가 오히려 당을 견인해야 될 입장에 있다. 총선에서 상당히 많은 의석 차이로 패배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는 게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들은 선거 전에 몇 달 동안 있었던 발표나 입장 변화, 제스처에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며 "평소에 설득력 있는 행보와 내실 있는 정책으로 꾸준하게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오 시장은 황 비대위원장의 '보수 결집' 발언 의도에 대해서는 "외연 확장도 중요하지만 또 원래 본질도 중요하다. 황 비대위원장이 하신 말씀이 틀린 것은 아니다. 이번 선거는 외연 확장도 못 했지만 보수도 결집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해석했다.
이어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으니까 아마 치열한 노선 투쟁이 있을 것"이라며 "여러가지 해법이 나올 텐데 자연스럽게 외연 확장 쪽으로 정리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친윤계에 속하는 추경호 신임 원내대표를 향해서는 "지금까지 우리 당이 당정 일치 내지 화합에 무게가 실린 당 운영을 했다. 추 원내대표가 영남 대표성을 갖고 원내대표가 됐다"며 "당정 간 논쟁이 치열하게 붙을 부분은 붙고, 협조할 건 또 협조하는 건강한 긴장 관계가 설정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관계다. 그런 역할을 충실하게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오 시장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끈 지난 총선 전략에 대해서는 "이번 선거는 프레임 전쟁에서 졌다"며 "여당이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 '운동권 심판론'을 해서 야당의 정권 심판론 프레임에 스스로 걸어 들어갔다"고 비판했다. 한 전 위원장의 재기 시점에 대해서는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만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