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영수회담 의제 설정과 관련 대통령실과 이견을 보인 더불어민주당을 겨냥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승리 세리머니를 위해서 영수회담을 하자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대통령실은 의제 제한 없이 자유로운 형식으로 가능한 빨리 회담을 열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 그간의 거부권 행사에 대한 사과 등 정치적 목적이 뚜렷한 의제를 중심으로 회담을 갖자는 기조"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윤 원내대표는 "결국 민주당은 답을 미리 정해놓고 대통령은 대답만 하라는 것"이라며 "이런 '답정너'식 요구가 영수회담 취지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채 상병 특검법 등 민주당 측 의제에 대해 "왜 생산적인 논의 대신에 정쟁유발 의제들만 고집하는지 이해가 어렵다"고도 했다.
윤 원내대표는 또 "요즘 민주당이 내놓는 메시지도 너무 지나치다"며 "민주당 일부 강경파들은 '협치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워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과격한 발언이 부디 민주당의 본심이 아니길, 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아니길 바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같은 시각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영수회담과 관련 "의제들이 미리 정리됐으면 좋았을 텐데 쉽지 않은 것 같다"며 "다 접어두고 먼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이 같은 이 대표의 입장이 나오자 회의 직후 "이 대표의 생각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환영하면서도 '의제 사전조율'이라는 이전까지의 민주당 측 입장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날을 세웠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이재명 대표의 정확한 워딩은 (다른 사람에게) 설명으로 들었지만, (영수회담은) 통 크게 만나고 서로 국정 전반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해야 한다)"며 "(이 대표의 입장변화는) 좋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실무자들이 어떤 명령을 받아서 그런 얘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여야 대표끼리 만나도 그렇게 디테일하게 사전에 (의제를) 조율해서 옥신각신 하지 않는다"며 이전까지의 민주당 측 주장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한편 이날 회의석상에서 윤 원내대표는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1.3% 성장한 걸로 나타났다"며 "이 수치는 2021년 4분기 GDP가 전년대비 1.4% 성장한 이후 최대치"라고 경제 성과를 자찬하기도 했다.
그는 "1분기 GDP가 정부와 한국은행의 예상보다 더 성장한 주된 이유는 소비의 확대다. 1분기 정부소비는 0.7%, 민간소비는 0.8% 증가했다"며 "원래 내수 부진의 우려가 컸었는데 우려와 달리 내수가 확대되며 성장을 견인한 건 반가운 소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는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민간 소비의 진작을 통해 성장세를 마련할 방안을 정치권과 논의해 달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앞서 이 대표 등 민주당 측은 1인당 25만 원 상당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주장하며 지원금을 통한 내수 확대를 주요 이유로 들은 바 있다. 반면 정부와 국민의힘 측은 해당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물가를 더 올리게 될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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