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국제경쟁 부문 선정작 10편을 공개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에는 역대 최다 출품을 기록했는데 81개국에서 747편이 출품됐다.
국내외 다섯명의 예심위원들의 예심을 거쳐 선정된 열 편의 작품은 극영화 8편, 다큐멘터리 2편으로 ‘국제경쟁’은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장편영화를 연출한 감독들의 작품 중에서 아시아 최초로 상영되는 작품들을 대상으로 선정되는 부문인 만큼 신선하고 뜨끈한 영화가 소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체적인 경향에서 눈에 띄는 점을 꼽자면,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겪으며 제작된 작품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팬데믹 이전에 기획했던 영화들도 팬데믹으로 인해 제작기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고, 적은 수의 출연진, 최소한의 로케이션 등 제작환경의 한계를 보여준 작품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영상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창작자들이 많았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 출신 감독이 만든 두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 '돈바스: 최후의 결전'(2019)으로 이미 알려진 이반 팀첸코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양심수 무스타파'는 1980년, 구소련 체제에서 탄압받고 차별받으며 정치범이 돼 고향에 가지 못했던 크림반도 출신 타타르인들의 이야기이다.
타타르인들은 구소련이 붕괴되고 나서야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2014년 러시아가 다시 크림반도를 점령하자 쫓겨나고 말았다. 과거 역사를 통해 러시아의 만행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필립 소트니첸코 감독의 장편 데뷔작 '팔리시아다'는 1996년 우크라이나의 사형제도가 폐지되기 5개월 전, 형사와 법의학 정신과 의사인 두 친구가 살인 사건을 수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국가가 저지르는 폭력의 야만성과 두 명의 조사관의 일상에 가득 찬 소외감을 다큐멘터리 같은 영상을 통해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밖에 베트남의 팜응옥란 감독의 데뷔작 '쿨리는 울지 않는다'는 한때 노동자 수출로 동독에서 일했던 은퇴한 근로자 레이디 M의 삶에 닥친 답답한 여름날을 몰입감이 배가되는 흑백화면과 시적인 연출로 다룬다.
역시 스페인의 라우라 페레스 감독의 데뷔작 '불변의 이미지'는 스페인 남부의 시골 마을에서 십 대 소녀 안토니아가 한밤중에 아기를 버리면서 시작되는 작품으로 친숙한 멜로드라마와 영화적 언어의 탐구를 결합하여 매우 특별한 상상력을 보여준다. 두 작품 모두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대만의 로 이샨 감독의 장편 데뷔작 '눈이 녹은 후에'와 헝가리 감독의 '거리의 소년 사니', 프랑스의 배우이자 감독인 장 밥티스트 뒤랑의 장편 데뷔작 '쓰레기장의 개' 아르헨티나의 잉그리드 포크로펙이 장편 데뷔작 '메이저 톤으로' 노르웨이의 로렌스 페롤 감독의 데뷔작 '연습'싱가폴의 숀 네오 감독의 데뷔작 '끝없는 기다림의 날들' 등이 국제경쟁 부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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