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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 박영순·김한정도 '하위 10%'…"친명횡재 비명횡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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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 박영순·김한정도 '하위 10%'…"친명횡재 비명횡사냐"

박용진·윤영찬 하위 10%, 김영주·송갑석은 20%…"표적공천", "기획" 반발 봇물

더불어민주당 총선 공천에서 최대 30% 페널티(감점) 대상인 '선출직 공직자 평가' 하위 10~20% 명단을 놓고 당내 계파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하위 10% 또는 20%에 해당한다고 당으로부터 통보를 받은 의원들이 일제히 이의를 제기하고 있고, 특히 이들이 대부분 비명(非이재명)계 정치인이라는 점 때문에 "친명횡재, 비명횡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21일 민주당 김한정·송갑석(이상 재선), 박영순(초선) 의원은 잇달아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당으로부터 경선 감점 대상인 '하위 20% 명단'에 포함됐음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당내 비명계에 속한다. 송 의원은 비명계 몫으로 지명직 최고위원을 지내다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사태 여파로 사퇴했고, 박 의원은 송 전 최고위원의 후임자로 작년 10월 임명된 박정현 최고위원과 지역구가 겹쳐 '비명 찍어내기'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김 의원은 계파색이 엷지만 옛 동교동계와 가깝고 현 당내 주류인 친명 그룹과는 거리가 있다.

송 의원은 이날 "어제 임혁백 공관위원장으로부터 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 하위 20% 통보를 받았다. 이해할 수 없는 결과"라며 "이 치욕과 무도함은 담담하게 견디겠다. 경선 불이익은 당원과 시민을 믿고 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앞서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하위 20%' 통보 사실을 밝힌 데 이어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관련 기사 : 박용진·윤영찬 다음은 송갑석…宋 "치욕스럽다")

김 의원은 회견문에서 "공관위로부터 하위 10%에 속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납득하기 어렵다. 하위 10%라는 수치와 굴레를 쓰고 경선에 임해야 하는지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다만 "25살 청년시절 야당 총재 김대중의 비서로 시작해 지난 36년간 민주당을 한결같이 지켜왔다"며 "남양주을 당원과 시민의 판단에 맡기고 고난의 길을 가겠다. 경선에서 이겨내 소임과 의무를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도 회견을 열고 "이틀 전 임 공관위원장으로부터 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 결과 하위 10%에 포함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백 번을 되돌아 보고 성찰해 봐도 이번 공관위의 결정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고 항의했다. 박 의원은 "표적공천"이라며 "당의 선출직 공직자 평가가 시스템에 의한 공정한 평가가 아니라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10월 제 지역구에서 22대 총선 출마를 선언한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을 이재명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지명하면서 당 내외에서 숱한 논란이 있었다"며 "오래 전부터 상대 후보 측에서는 '박영순은 비명이라서 컷오프 된다'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녔는데, 공관위의 하위 10% 통보로 결국 이것은 애초부터 기획된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했다.

그는 "불공정한 룰을 만들어 놓고 '싸울 테면 싸워보라'고 하는 것은 절대로 혁신이 아니다"라며 "선출직 공직자 평가 하위 20%를 비명계 의원들로 채워놓고 '친명-비명 갈라치기가 아니'라고 하는 것도 말장난에 불과하다. 비명·친문계 의원들에 대한 대대적 공천 학살을 자행하면서도 '내부 분열은 안 된다'고 말하는 것도 참으로 뻔뻔하다"고 이 대표를 정면 겨냥했다.

그는 나아가 "지금 당권을 쥔 당 대표와 측근들은 '애시당초 우리 편이 아니면 다 적'이라는 식으로 밀실에서 공천학살과 자객 공천을 모의하고 있다"며 "최근의 공천 파동의 모습은 '친명횡재, 비명횡사'라고 나도는 말을 부인하기 어렵게 한다"고 꼬집었다. 다만 박 의원은 "포기하지 않겠다"며 "하위 10% 대상이 된 것도 진실과 다르기 때문에 전혀 개의치 않겠다. 이재명 사당의 치욕스런 정치보복에 맞서 의연히 싸울 것"이라고 경선 완주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당으로부터 '하위 20%' 통보를 받았다며 탈당을 선언했고, 전날인 20일에는 박용진·윤영찬 의원이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고 공개해 큰 파장을 낳았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하위 10% 해당자는 경선에서 30% 감점을, 11~20% 해당자는 20% 감점을 받는다.

21일 현재까지 당으로부터 현역의원 평가 하위권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이들은 김한정·박용진·박영순·윤영찬(이상 하위 10%), 송갑석·김영주(이상 11~20% 구간) 의원 등 6명이다.

이를 놓고 당 안팎에서는 '평가 기준이 뭐냐'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 하위 10%라는 박용진 의원은 '유치원 3법' 입법을 주도하고 삼성 경영권 불법승계 문제를 파헤치는 등 '재벌 저격수'로 활동해 언론에서 가장 주목받는 활동을 해온 의원 가운데 하나였다.

송갑석 의원도 "국회 의정대상 1, 2, 3회를 모두 받은 사람은 저까지 단 2명"이라며 "300명 중 2등 안에 드는 상위 0.67%의 국회의원이 민주당에서는 하위 20%인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고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영순 의원도 "지난 2020년과 2022년에는 당으로부터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되었고, 수많은 단체로부터 의정평가 우수의원상을 수상했다. 지난 연말에는 시민단체로부터 국회의원 300명 중 8인에게만 수여되는 의정대상을 받았다"고 항변하고 있다.

탈당한 김 부의장도 "4년간 본회의 출석률 94%, 상임위원회 출석률 95%, 대표발의 법안 실적은 107건에 이른다"며 "국회의원 300명 중 상위 25%에게만 수여하는 대한민국 헌정대상을 받을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반발했다.

'하위 20%' 해당자들이 당으로부터 이같은 평가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것도, 지난 2020년 총선 당시와는 다른 모습이다. 당시에는 경선 불이익이나 대외 이미지를 고려해 해당 의원들이 자신이 하위 평가 대상자임을 최대한 알리지 않으려 애썼지만, 이번에는 당의 평가가 오히려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국회의원 하면서 저도 의정활동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의정활동 참 잘한다'고 한 국회의원이 박용진이다. 누가 봐도 그렇지 않느냐. 유치원 3법이니 이런 거 엄청 많이 했지 않느냐"라며 "그런데 그게 하위 10%다? 국회의원 해 본 제가 봐도 '이게 뭐야 도대체' (싶다)"라고 하기도 했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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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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