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20년 경력의 방송 구성작가 출신 이겨울씨는 “카지노는 즐기는 레저공간”이라며 “고객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것이 혁신의 정답”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원랜드 좌충우돌 경험담 ‘오늘도 카지노 ARS를 누른다’를 출간해 강원랜드 고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으며 유튜브 채널 ‘이겨울의 카지노 스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숱한 시행착오를 경험한 그는 한 달에 한 번 카지노를 찾는 슬기로운 지혜를 저서에 녹여 놓아 고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다음은 이겨울씨와 서면인터뷰로 진행한 일문일답.
-강원랜드 주변까지 불법도박이 성행한다는데.
“그렇다. 강원랜드를 지난 2004년부터 다니다보니 20년 경력을 다졌다. 초창기에는 객장에 하루 1만 명이 넘게 입장한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현재는 평일 기준으로 평균 3000~5000명, 주말에는 7000~8000명 수준에 불과하다. 절반이하로 뚝 떨어졌다. 카지노 게임, 카지노 도박하는 사람이 줄었으니 좋은 일인가?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그럴까. 그러나 합법 사행사업은 줄어들고, 불법 온라인 도박, 사설 도박, 해외 도박이 30배, 40배 이상 증가됐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것을 보면 사람들이 도박을 끊은 게 아니라 불법 도박으로 빠져 나갔다는 것이다.
강원랜드 인근 사북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는 20대 A씨는 몇 달간 온라인도박으로 5000만 원을 탕진했다. 한 달에 한번 주민의 날에 카지노를 입장할 수 있지만 365일 24시간 접속할 수 있는 온라인 카지노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게임을 한 것이다. 친구의 권유에 의해 시작했고 고교동창 10명 중 절반 이상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적게는 몇 천, 많게는 억 단위로 잃은 사람도 있다. 은행대출과 지인에게 빚이 쌓인 것을 뒤늦게 아버지가 알게 되었다. 다행히 아버지가 경제적인 여유가 되어서 그 빚을 다 갚아줬다. 빚 갚아주는 조건은 두 가지였다. 다시는 온라인 도박을 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사북의 도박중독 예방센터에 가서 상담교육을 받는다는 것.
아들은 둘 다 모두 지키고 있다. 아버지도 가족상담 교육을 함께 받는다고 한다. 아버지는 아들의 친구들과 만나면서 그들이 대부분 온라인 게임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랐다고 한다. 도박은 이제 도박꾼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바일 시대에 넘기 힘든 유혹으로 자리 잡았다. 아버지는 아들이 차라리 건전하게 하루 몇 십만 원으로 강원랜드에 가서 게임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한 달에 마지막 넷째 주에만 갈수 있는 주민의 날은 날자가 안 맞으면 못 갈수도 있고 더구나 ‘하루’ 라는 제한된 시간은 사람을 더 성급하게 배팅하게 하고 조급하게 만든다고 한다.”
-다른 사례도 소개해 달라.
“서울에서 주말마다 카지노에 게임하러 오는 50대 B씨는 카지노 출입 10년이 되었다. 그러나 10년 전에 봤던 사람은 10%도 안 된다고 한다. 예전에 객장에서 봤던 사람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다 도박을 끊고 있을까? 아니다, 그들 대부분은 온라인 카지노에 의존하며 게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자신에게도 온라인 사이트 가입과 게임을 권유했기 때문이다. B씨는 호기심에 온라인에 발을 들였다가 큰 낭패를 겪은 후 사이트를 탈퇴했다. 맥스 한도가 500만 원, 1000만 원이어서 돈을 잃으면 본전을 찾기 위해 더 큰 배팅을 한다. 하루에 4000만 원까지 잃어봤다고 한다.
강원랜드에서는 일반 객장에서 상상할 수 없는 돈이다. 그런데 온라인에서는 더 쉽고, 더 빠르고, 더 편하다는 이유로 불법 게임들에 빠져서 산다. 어떤 날은 본전의 반이라도 찾기 위해 사이트에 남아있던 잔액 1500만원을 인출하려 했으나 이른바 먹튀를 당했다. 출금해주지 않고 응답이 없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강퇴를 당했다는 것이다. 화가 나서 경찰에 신고했다. 대부분 사이트 운영자가 알려지지 않아 찾아내기도 힘들지만 본인이 불법 도박의 전과자가 되는 것은 피할 수가 없었다.“
-고객들은 강원랜드의 문제점을 어떻게 보고 있나.
“국내에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강원랜드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민의 건전한 레저 및 여가를 즐기기 위해 카지노를 허가했다. 그러나 강원랜드라는 합법적인 공간은 돈 따기도 힘들고 앉아서 게임하기도 어렵고 찾기도 불편하니 불법 도박을 더 부추기고 양산하는 결과를 낳고 있는 아이러니를 만들었다.”
-강원랜드가 고객편의적인 규제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규제혁신을 하겠다고 TF팀을 발족해 대대적인 생존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강원랜드는 그러나 1차 혁신안의 내용을 보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지역주민 카지노 출입일 자율선택, 리조트 진입로·단지 경관개선, 카지노 스마트 입장시스템 개선 등의 방안이 나왔는데, 헛웃음이 나온다. 지금 고객들이 느끼고 있는 불만이 진입로의 경관이겠는가? 가장 크게는 ▲출입일수 제한 ▲배팅한도의 규제 ▲영구정지의 제도 ▲손님들보다 더 게임의 룰을 모르는 직원들 수준 ▲혜택이나 즐거움이 없는 현재의 고객 서비스 등. 강원랜드 카지노에 갖는 고객들의 불만과 불평은 아주 많다. 이 때문에 해외 카지노로 나가고 불법을 알면서도 온라인 카지노를 한다.”
-강원랜드에 주문하고 싶은 것은.
“TF 팀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규제혁신의 모든 해답은 카지노 영업장에 있다, 객장에서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말하고 싶다. 직접 객장에서 하루, 이틀, 삼일만 게임하고 체험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러면 고객들이 무엇을 불편해하고 무엇이 개선되어야 하는지 그 해답이 보일 거라고 충고한다.”
-규제혁신의 최종 승인권은 정부가 갖고 있다.
“강원랜드를 폐광지역 경제회생과 함께 국민들의 건전한 레저시설로 허가했다. 그러나 지난 23년간 도박장처럼 황폐해져 불법도박장이나 해외 카지노보다 경쟁력을 상실해 고객들을 실망시키는 강원랜드를 만든 것은 규제폭탄을 장착시킨 정부당국이다. 그래서 강원랜드를 진짜 변화시킬 수 있는 곳은 정부일 것이다. 보수, 진보 어느 정권에서도 진지하게 강원랜드 카지노를 국민의 레저시설로,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변화 발전시킬 정책을 추진한 정권이 없었다.
카지노를 레저와 여가 시설로 만들겠다 해놓고서는 정작 닭장 안에 가두는 동네 도박장처럼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게임과 흥겨운 엔터테인먼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외국 수준의 메이저 카지노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이는 카지노를 긴 안목에서 비젼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주체가 매 정권마다 바뀌기 때문에 카지노의 비젼과 발전, 수익과 고객 환원이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니 규제혁신은 정부에서 먼저 변해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강원랜드는 고객들이 더 즐겁게, 더 편하게, 다시 또 올수 있는 카지노로 정책과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다. 강원랜드가 먼저 서비스 혁신으로 시작하고 정부도 고객과 급변하는 해외카지노리조트의 실상을 감안해 과감하게 혁신에 힘을 보태야 한다. 그리고, 규제 혁신은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한다. 고객들은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는다. 강원랜드 카지노의 불편함을 언제까지 마냥 참고 견디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모두 외면하고 떠날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떠났던 그 많은 고객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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