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의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강원 정선군 고한의 한 숙박업소에서 홀로 살던 80대 전직 군의관이 숨진 지 20여 일만에 발견됐다.
9일 경찰과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4시께 정선군 고한읍 고한신협 인근 한 숙박업소에 거주하던 K(81)씨가 숨져 있는 것을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견됐으나 시신은 뼈만 앙상하게 남은 상태로 전해졌다.
주민A씨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K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며 숙박업소 주인에게 K씨의 행방불명 사실을 알렸으나 숙박업소 관계자는 3일이 지난 이날 오후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은 인근 주민과 함께 K씨가 생활하던 숙박업소 방문을 열자 코를 진동하는 악취와 함께 심하게 부패된 시신을 발견해 (시신을)수습했다.
K씨가 살던 방에는 인근 정선군립병원에서 처방받은 약봉지와 다량의 양이 가득했으며 소형 냉장고에는 교회에서 지원해주는 도시락과 반찬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침대 주변에는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었다. 해당 숙박업소는 한 사람이 겨우 잠을 잘 수 있는 방 1칸과 화장실을 갖추고 있으며 월 25~30만 원의 월세를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A씨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K씨가 보이지 않아 숙박업소 주인에게 지난 5일 신고를 부탁했는데 3일이 지나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안다”며 “K씨는 평소 지병 때문에 많이 힘들어 했다”고 말했다.
또한 “숨진 K씨는 과거 군의관으로 근무했던 점을 자랑했으며 남동생이 사업을 하고 있어 수시로 생활비를 지원받고 있다고 자랑했다”며 “교회에서 지원하는 사랑의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결할 정도로 알뜰하게 살아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고한읍사무소 관계자는 “K씨는 복지팀에서 별도로 관리하는 독거노인이었다”며 “수시로 안부를 확인했는데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한편 숨진 K씨는 10여 년 전부터 강원랜드 카지노를 출입했으며 증산과 고한 숙박업소에서 15년 이상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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