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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노토 강진 사망자 168명, 피난민 2만8천명…대피소 넘쳐 비닐하우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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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노토 강진 사망자 168명, 피난민 2만8천명…대피소 넘쳐 비닐하우스로

이시카와현 400곳 대피소 중 절반 이상이 피해자 자체 마련한 미지정 임시 시설

지난주 일본 혼슈 서부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 168명에 달했다. 피난민이 2만 8000명을 넘어서며 지자체 대피소가 넘쳐 상당수가 비닐하우스 등에서 일주일째 영하의 추위를 견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NHK 방송은 이시카와현에 따르면 지진 발생 일주일이 지난 8일 오후 2시 기준 노토반도 끝부분 와지마시에서 70명, 스즈시에서 70명을 포함해 현내 사망자가 168명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전날 128명에서 하루 만에 확인된 사망자 수가 40명이나 불어난 것이다. 부상자도 565명에 이른다. 연락이 두절된 이들도 전날 195명에서 323명으로 늘어 사상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피해자 상당수는 무너진 건물의 잔해에 깔려 숨진 것으로 것으로 보인다. 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시카와현이 사망자의 이름과 사인을 공표하고 있지 않은 가운데 재해 지역에 들어가 있는 경찰 관계자는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하나인 와지마시 사망자 90% 이상의 사인을 압사로 추정했다.

이 지역에 폭설이 내리며 추가 건물 붕괴와 구조 지연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NHK에 따르면 7일부터 내린 눈으로 8일 오전 11시까지 스즈시, 나나오시에 12cm, 와지마시에 9cm의 눈이 쌓였다. 방송은 강설이 절정을 넘겼지만 이미 지진으로 손상을 입은 건물이 눈의 무게로 추가로 무너질 가능성이 있고 9~10일에도 노토반도 지역에 비가 내릴 것이 예보돼 토사 재해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시카와현에 따르면 도로 파손 등으로 인해 여전히 현내 3345명의 주민이 고립된 상태에 놓여 있다. 와지마시 1만호 등 현내 5만 9000호에서 단수가 이어지고 있다.

이 지역 최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며 대피 중인 주민들의 고난도 커졌다. 더구나 기존 지자체 지정 대피소가 넘치며 상당수의 주민들이 비닐하우스 등 자체적으로 마련한 대피소에서 피난 생활 중이다.

7일 <마이니치신문>은 피해가 집중된 와지마시, 스즈시, 노노토 취재 결과 290곳 대피소 중 77곳 만이 지정 대피소였고 70%가 넘는 213곳은 비닐하우스, 민가, 사원 등 피해자들이 임시로 꾸린 대피소였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명절을 보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가족 및 관광객 등으로 평소보다 붐비는 새해 첫날 지진이 일어나 지정 대피소가 수용 능력을 초과했고 도로 파손 탓에 대피소로 이동할 수 없게 돼 이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와지마시의 경우 48곳 지정 대피소 중 14곳이 파손돼 피난민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체는 지정 대피소의 경우 구호 물자 지원의 거점이 되지만 피해자들이 꾸린 대피소는 식량과 물자를 알아서 조달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안전도 충분히 확보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지자체 담당자는 "모든 대피소에 식량과 물자를 빠짐없이 전달하고 싶지만 지정 대피소의 물품 조달조차 어렵다.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털어놨다. 이시카와현 전체엔 약 400곳의 대피소가 있고 2만 8000명이 넘는 주민들이 피난 중이다.

7일 <마이니치신문>은 지진이 일어난 1일부터 이날까지 일주일간 와지마시에 위치한 폭 4m, 길이 60m의 비닐하우스에서 20명의 다른 피난민들과 함께 생활 중인 65살 와지마시 주민이 "이제 한계"라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진 당일 도로 곳곳이 함몰되며 약 1km 거리의 시 운영 지정 대피소인 마을 회관으로 이동하지 못했다. 이미 지정 대피소가 사람으로 넘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지인의 비닐하우스로 대피하기로 결정했다.

초반엔 비닐하우스의 전력을 이용해 집에서 가져 온 전열기구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곧 정전됐고 난로를 켤 연료가 모자라는 상황에서 담요에 의지해 영하의 추위를 견디고 있다. 화장실은 비닐하우스 한 쪽을 천으로 가려 마련했고 외부에서 해결하기도 한다. 이곳을 대피소로 시에 전달한 뒤 며칠 전부터 물이나 빵이 일부 지급되고 있지만 단수 상태가 지속되며 여전히 물이 부족해 눈을 난로로 녹이거나 근처 강까지 나가 퍼 올리기도 한다.

대피 중인 주민들의 건강 이상도 보고되고 있다. 8일 NHK는 6일 와지마시에서 대피소로 사용되고 있는 한 마을 회관에서만 10명의 피난민이 복통 등을 호소해 병원 치료를 받았고 노토반도 중부 아나미즈초 대피소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3명 나타났으며 스즈시 대피소 곳곳에서도 발열을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특히 피해가 집중된 노토반도 북부 지역은 65살 이상 인구 비율이 높아 피난 생활이 길어질 경우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65살 이상 인구 비율을 뜻하는 고령화율이 2022년 기준 일본 전체에선 29.1%인 데 반해 스즈시에선 52.8%, 아나미즈초에선 50.3%, 와지마시에선 47.9%에 달한다.

여진 위험은 여전하다. <교도> 통신에 따르면 8일 일본 기상청은 노토 강진 이후 여진 횟수가 감소하고 있지만 "앞으로 한 달 정도 최대 진도 5 이상의 지진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진 활동이 활발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어 진도 5강 이상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평상시의 100배가 넘는다는 것이다.

진도는 일본 기상청이 지진으로 인한 흔들림을 체감하는 정도에 따라 분류한 척도로 0~7단계로 구성돼 있으며 진도 5강은 대부분의 사람이 행동에 지장을 느끼고 고정해 두지 않은 가구가 넘어질 수 있는 수준이다. 규모 7.6의 노토 강진은 고정해 두지 않은 가구가 날아갈 수도 있는 최고 단계인 진도 7로 분류됐다.

NHK에 따르면 지난 강진 뒤 8일 오전 8시까지 노토반도 인근에서 진도 1 이상의 지진이 1214회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8일에도 오전 11시5분께 이 지역에서 규모 3.7(진도 2)의 지진이 발생했다.

여진이 이어지고 있고 상당수의 주택이 붕괴 및 파손된 상황에서 주민들의 거주지 복귀에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민들을 재해 지역 밖 호텔이나 여관 등 숙소로 옮기는 2차 피난도 계획되고 있다.

NHK는 이시카와현이 재해 지역에서 고령자와 임산부 등 노약자 500명 가량을 현 남부 가나자와시에 있는 이시카와 종합 스포츠 센터로 옮겨 임시 수용한 뒤 2차 대피소로 보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이시카와현 지역지 <홋코쿠신문>을 보면 8일 예정됐던 와지마시에서 가나자와시로의 이송은 이날 폭설로 중지됐다. NHK는 도쿄도, 후쿠오카시, 교토시 등 전국의 지자체에서 지진 피해자들에게 제공할 공공주택 600호가 확보됐고 지자체가 민간 임대 주택을 빌려 주택 파손 피해자들에게 제공하는 제도 접수도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째인 8일 소방관들이 눈으로 덮인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다. ⓒAFP·지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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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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