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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스웨덴, 70년만에 한국 아동 입양 중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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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스웨덴, 70년만에 한국 아동 입양 중단한다

스웨덴 정부 차원의 해외입양 비리 의혹 조사 진행 중…입양인들 "환영한다"

스웨덴의 입양기관이 한국으로부터 신규 입양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웨덴 언론 <Dagens Nyheter> 2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스웨덴 최대 입양기관인 입양센터(Adoptionscentrum)는 더 이상 한국 아동에 대한 입양 신청을 받지 않는다고 웹사이트에 공지했다. 입양센터는 이미 시작된 입양 절차만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며 1950년대부터 스웨덴과 협력해 온 입양원의 한국 파트너인 대한사회복지회는 입양 중개 업무를 청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아동의 스웨덴으로의 입양은 대한사회복지회와 입양센터의 협업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입양센터의 발표는 사실상 한국 아동 입양 중단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이후 계속된 해외입양 역사에서 특정 국가가 한국 아동 입양을 중단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실제로 28일 현재 입양센터 홈페이지에는 "현재 한국으로의 신규 입양 신청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다가오는 입법 변경과 헤이그 협약의 비준 때문입니다"라고 공지되어 있다.

▲한국 아동의 입양 중단 사실을 알리는 스웨덴 입양기관 홈페이지. ⓒAdoptionscentrum

스웨덴의 사회학자이자 입양인인 토비야스 휘비네트(한국명 이삼돌) 박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국제 입양 사업은 한국전쟁을 전후해 한국에서 시작되고 발전했으며, 스웨덴(1957년)은 미국(1953년), 노르웨이(1956년)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 아동을 입양하기 시작한 국가"라면서 "스무살 때 언젠가는 제가 죽기 전에 한국에서 스웨덴으로 입양이 중단되는 것을 경험하고 싶다는 꿈을 꾸었는데, 이제 그 꿈이 실현되어 아마도 내년에 한국에서 스웨덴으로 입양이 영원히 중단되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1960년대와 70년대, 그리고 1980년대 중반까지 한국인 입양아들은 스웨덴으로의 해외입양과 아시아로부터의 이민을 모두 지배했다"며 "제가 스웨덴으로 입양된 1972년 한해 동안 스웨덴에 입양된 한국인 입양아는 총 1364명으로 그해 전체 해외입양의 44%, 전체 이민자의 5%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스웨덴으로 입양된 한국 아동은 총 1만 명에 육박한다.

스웨덴 정부는 지난 2021년부터 중국, 칠레, 한국, 폴란드, 스리랑카, 콜롬비아 등에서 해외입양된 사례들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안나 싱어 스웨덴 보건사회부 입양위원회 위원장 등 정부 조사 대표단은 지난 3월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지난 연말부터 271명의 해외입양인들을 대상으로 입양 과정에서 불법과 인권 침해 발생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한국의 진실화해위원회를 방문하기도 했다.

해외입양을 받은 국가들 중에서 스웨덴 외에도 스위스(2019), 덴마크(2020-21), 벨기에(2021), 네덜랜드(2021), 프랑스(진행 중), 노르웨이(진행 중) 등이 정부 차원의 조사를 실시했거나 진행 중이다. 아동을 해외로 입양 보낸 국가들 중에서는 칠레와 아일랜드가 국가 차원의 조사를 진행했다.

스웨덴 결정, 덴마크 등 다른 유럽 국가들에도 영향 미칠 것

한분영 덴마크한국인진상규명그룹 대표는 <프레시안>과 서면 인터뷰에서 스웨덴 입양기관의 결정에 대해 "이는 스웨덴 입양 당국이 지난 1년여간 해외입양 비리 의혹에 대한 공식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며 "입양 절차가 국제법을 위반하지 않고 진정으로 아동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는지 확인하고자 하는 아동 수용국의 요구가 훨씬 더 높아진 추세에 따른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한 대표는 "처음에 한국은 조사 대상 국가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한국이 자체적으로 진실화해위를 통해 해외입양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스웨덴 조사관들이 과거와 현재의 관행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면서 조사 대상국에 포함됐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한 대표는 "스웨덴 입양 당국은 최근 한국을 방문해 현재 관행 하에서는 수용국의 모니터링 기관으로서 입양을 보낸 부모의 친권 포기 동의의 진위 여부와 적법성을 확인할 수 없다는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며 "지난 70년간의 입양 과정에서 입양 서류 위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스웨덴 입양기관의 결정이 덴마크 등 다른 유럽국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스웨덴 당국은 4일 전에 마다가스카르와 파나마 입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고, 덴마크 입양 당국도 마다가스카르 입양기관에 뇌물 수수 문제 등에 대해 경고를 했다"며 현재 유럽 내에서 진행 중인 논의들에 대해 소개했다.

한 대표는 또 한국에서 베이비박스 등 유엔이 아동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권고해온 문제가 계속 되고 있는 것이 스웨덴, 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베이비박스를 한국이 계속 사용하는 것은 잠재적 입양 수용국 당국에 분명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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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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