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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전쟁 46일만에 휴전 합의한 이유…각자 '집안사정'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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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전쟁 46일만에 휴전 합의한 이유…각자 '집안사정' 때문?

휴전 요구하는 국제 여론도 영향…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인도주의적·즉각적·장기적 휴전 촉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전쟁 발발 46일 만에 일시적이나마 휴전에 합의한 것을 두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내부에서 지지를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1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양측 간 협상이 이뤄지게 된 계기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와 강경파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포함한 전시 내각은 지난주 5일 동안 예루살렘을 향해 대규모 행진을 벌였던 인질의 가족들로부터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강한 압력을 받았다"고 전했다.

신문은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강경파들은 끈질긴 군사적 압력이 하마스를 약화시키고 포로를 석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확신했다"며 "전쟁 내각은 이 문제에 대해 몇 주 동안 의견이 갈린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신문은 "네타냐후 총리의 변화는 인질 가족들과 만남이 이어진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며 "네타냐후 총리와 리쿠드 당은 유권자들의 신뢰를 잃었다. 이들은 (하마스의 공격이 있었던) 10월 7일 (정부의) 공백과 자만심에 대해 비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문은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들은 지금 선거를 치르면 패배하게 된다"며 하마스의 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하고 240여 명의 인질까지 발생하게 한 현 전시 내각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팽배해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매체인 <하레츠>의 칼럼니스트 아모스 하렐(Amos Harel)은 양측의 합의가 이뤄지게 된 배경에 "이스라엘 쪽에 변화가 있었다"며 "갈란트 장관과 IDF(이스라엘군)의 참모총장 헤르츨 할레비가 가자 북부에서의 군사적 공세에만 집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10월 7일 대학살에 대한 책임이 있는 국방부는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그런데 이 바로잡기는 영토를 정복하고 테러리스트들을 죽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무엇보다도 인질들, 적어도 여성들과 아이들을 귀국시키기 위한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의 야당 정치인들은 전시 내각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문은 "야당 정치인들은 인질들과 관련된 어떠한 징후든 환영하면서도, 강경했던 네타냐후의 입장이 변하는 것에 대해 그가 판단에 결함이 있고 총리직에서 교체되어야 하는 추가적인 징후로 보고 있다"며 실제 야당의 제1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 예시 아티드당 대표는 네타냐후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휴전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이스라엘 내각의) 일부는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력이 거부할 수 없게 되기 전에, 아무리 불만족스럽더라도 이스라엘이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하마스 측도 협상과 관련해 내부에서 이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인질과 관련해 협상을 벌여 왔는데, 여기서의 합의사항과 추후 조치에 대한 견해가 지상작전을 벌이는 대원들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지난 10월 7일 공격을 설계했던 하마스의 실권자 야히아 신와르에 대해 신문은 "영리하고 급진적인 인물"이라며 "가자지구 내부를 고려했을 때 휴전이 포함된 협상이라면 합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그의 공격이 현 시점에서는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공포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은 합의 및 휴전의 존속과 관련 "각각 하마스와 이스라엘 내부의 분열이 인질 석방을 무효화하고 보다 지속적인 평화를 향한 미래의 움직임을 좌절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0월 28일(현지시각) 텔아비브에 위치한 키르야 기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AFP=연합뉴스

전쟁이 장기화되고 민간인 희생이 늘어나면서 휴전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21일 경제 5개국 협의체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는 화상 특별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사태 종식을 위한 인도주의적이고 즉각적이며 장기적인 휴전을 촉구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회의에서 회원국들이 중동의 폭력 사태가 격화되고 상황이 심각해지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가자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범죄에 대해 국제기준에 따라 독립적이고 투명한 수사를 해야한다는 점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또 통신은 이들이 가자지구 인질들의 즉각적이고 안전한 석방, 도발 행위를 포함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잔혹 행위에 대한 비난,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강제로 추방하거나 추방하는 것에 대한 비난, 두 국가 해법을 통해서만 분쟁의 정의롭고 지속적인 해결이 가능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기존 회원국뿐만 아니라 내년 1월부터 새 회원국으로 가입이 확정된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아랍에미리트(UAE)의 정상들도 초청받았다. 최근 정권이 교체된 아르헨티나의 경우 외무장관이 대신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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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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