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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죽이고 민간은 살리고...새만금의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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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죽이고 민간은 살리고...새만금의 모순

'빅피쳐' 그린다고 오려는 기업마저 돌아서게 만들까 우려...기업인들에게 거짓말하게 만드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드러나는 실상을 살펴보면 새만금잼버리 대회 직전에는 새만금 사업의 타당성을 인정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새만금 지구 내부개발과 지역간 연결도로 공사,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건설 공사의 총사업비 증액에도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새만금잼버리대회가 파행으로 끝나면서 돌연 새만금SOC사업 예산이 78%가 영문도 모른 채 잘려 나간다. 왜 그랬을까?

19일 기재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이를 두고 "잼버리 파행 후 예산을 삭감한다는 것은 이율배반적 행태로 예산 보복임이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도 19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내년도 새만금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을 집중 추궁하며 예산 복원을 촉구했다.

양경숙 의원은 “잼버리 파행 이후 대통령이 새만금 사업 전면 재검토를 지시해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이냐”며 새만금 예산삭감이 대통령 지시에 의한 것인지 물었고 추경호 부총리는 “예산 편성에 대한 1차 책임은 내가 지는 것이다"고 답변했다.

양 의원은 “새만금 예산삭감은 ‘대통령의 재검토 요구’를 이유로 기재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내년 완공 예정 사업까지 삭감하는 것은 기이한 일로 새만금 죽이기와 전북도민에 대한 모독”임을 재차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 ⓒ연합뉴스

이어 기재부 예산실장은 새만금 예산삭감이 이뤄지기전에 국토부 등과 협의가 있었냐는 질문에 ”새만금만 자료를 모아서 논의를 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그런데도 유독 새만금 주요 SOC사업 예산은 1479억 원으로 부처 반영액 6626억 원보다 78%나 삭감됐다.

특히 새만금국제공항 예산은 66억 원으로 국토부 반영액 580억 원에 비해 무려 89%나 삭감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8일 대정부 질문에서 "새만금 사업은 전북도만의 과제가 아닌 국가의 과제다. 새만금 예산삭감은 잼버리와 아무 상관 없다"고 밝히면서 "수요와 공급의 적절한 타이밍 같은 것도 다시 한번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차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총리는 또 기본계획 변경과 관련해서는 "지금은 또 새로운 새만금개발청장도 왔고 새로운 정권도 들어왔고 하니까 전체적으로 새만금을 어떻게 가장 좋은 방향으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새로운 그림을 검토해보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기업들이 새만금에 둥지를 틀기 위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이제는 그런 여건 변화에도 대응을 해서 정말 좀 제대로 된 그림 하에서 좋은 새만금을 만들자 하는 그런 취지라는 것을 좀 이해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한 총리가 말 한대로 청장이 새로 바뀐 새만금개발청은 올 연말까지 민간투자 10조 원 유치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새만금개발청은 이달 말에 해외 기업 R사와 1조2000억 원을 새만금에 투자하는 의향서(MOU)를 체결한다. 이차전지 기업 10여 개 기업들은 연내 투자협약 체결을 목표로 향후 추가 투자를 협의 중에 있다는 것이다.

김경안 청장은 "새만금이 산업·관광·물류가 결합한 동북아의 경제허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새만금만의 강점을 살린 새로운 큰 그림을 그릴 계획"이라며 "기본계획 재수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원스톱(일괄) 책임・관리 체계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전라북도의 생각은 180도 다르다.

▲16일 한국은행 전북본부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앞서 김관영 전북지사가 재정위원들에게 새만금 예산 복원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정부의 새만금 예산 대폭 삭감 이후에 따른 기업유치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 지사는 특히 "새만금에 투자를 약속한 기업인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국회 심사과정에 적극적으로 시정해달라"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요구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지난 16일 오후 전북 전주시 한국은행 전북본부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지방감사 2반의 국정감사에 앞서 가진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호소했다.

김 지사는 "정부의 새만금 예산 삭감 폭거에 도민들은 절망과 비통, 분노를 느끼고 있다"면서 "조금이나마 도민들의 이러한 심정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간곡히 당부했다.

김 지사는 특히 ”새만금 사업은 국가균형발전 사업의 일환으로 새만금 신공항 사업 하나만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 받았을 뿐 나머지는 모두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김관영 도지사는 "그동안 기업 유치를 하면서 새만금신항과 도로·철도, 공항 등 이른바 '트라이포트'를 통해 최적의 입지”라고 기업인들을 설득했는데 “이번 예산삭감으로 기업유치 전략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면서 "기업인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다. 약속을 지키는 도지사 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덕수부총리는 지금 새만금에 새로운 기업들이 둥지를 틀기 위해 많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그런 여건변화에 맞춰 제대로 된 새만금의 그림을 그리자는 취지라고 하지만 새만금에 입주한 기업과 유치 예정인 기업들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김관영 전북지사는 "새만금의 '빅피쳐'도 좋지만 해오던 사업은 그대로 진행을 하면서 새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잘못된 예산편성과 심사가 반복되지 않고 정상화될 수 있도록 기재위원들이 이번 국회에서 정상화될 수 있도록 간곡히 부탁을 드린다"고 호소하고 있다.

19일 기재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또다른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 ⓒ연합뉴스

기재부가 새만금잼버리대회 파행 후 새만금 예산만 별도 심의하는 회의를 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19일 기재부 국감에서 ”기재부가 새만금잼버리 파행 이후 새만금 예산만 별도로 심의한 것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한 의원은 이날 유병서 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을 대상으로 “지난 잼버리 파행 이후 기재부 내에서 새만금 관련 사업 예산만 대상으로 별도로 심의회의를 가졌다”며 “여기에는 각 부처 담당자는 없었는데 왜 그렇게 됐느냐”고 다그쳤다.

말하자면 기재부가 특정사업 예산을 삭감하려면 각 부처 의견을 들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같은 과정이 생략된 문제를 강하게 제기한 것이다.

유 심의관은 이에 대해 “통상 예산편성 심의를 할 때는 각 부처에서 참여하지는 않는다”며 “내부적으로 심의를 하고 토론을 해서 결정을 하는 것”이라고 답변했으나 기재부의 새만금 별도 심의 여부와 관련한 파문은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지방정부는 새만금에 기업유치를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데 정부는 빅피쳐를 그린다며 새만금 주요 SOC예산을 유례없을 정도로 대폭 삭감해 기업유치 전략을 곤두박질치게 만들고 있는 모순이 발생한 셈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이 장담한 올 연말까지 민간투자 10조 원 유치가 과연 가능할까?

또 한덕수 총리의 말대로 새만금이 좋은 방향으로 가게하기 위해서 빅피쳐를 그린다고 한다면 당초 각 부처반영액을 살리면서 큰 그림을 그려나갈 수 는 없었을까?하는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지난 5월까지 정상 이행으로 분류했던 새만금 SOC 사업은 잼버리대회 이후 정부의 적정성 검토에 따라 줄줄이 협의·진행 사업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한병도 의원은 당초 국토부 반영액이 580억 원이던 내년 새만금 국제공항 예산이 89%가 줄어든 66억 원으로 풀썩 주저앉은 것과 관련해서 이렇게 말했다.

“가덕도 신공항은 2023년도 예산 135억원에서 41%가 증액된 게 아니고 41배를 증액한 5363억 원이 편성됐다”며 “이것을 지켜본 전북도민들의 상실감은 어떠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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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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