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병원 이송 직후 구속 영장을 청구한 검찰에 대해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는 21일 국회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남은 사흘간 민주당 내에서 부결이냐 가결이냐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18일 검찰이 이 대표 병원 이송 직후 영장을 친 것을 일종의 '기획'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표의 병원 이송 소식이 뜨자 득달같이 구속영장 청구를 발표했다"며 "이재명 대표의 병원 이송 소식을 구속영장 청구 소식으로 덮으려는 노림수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에 대한 백현동 개발 사업 관련 비리 의혹과 쌍방울 대북 송금 연루 의혹과 관련해선 '조작 수사', '소설'로 규정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백현동 개발 사업으로 200억 원의 손해를 끼쳤다는데 용도변경을 지시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며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하라"고 했다.
이어 "쌍방울의 대북송금이 이재명 대표와 무슨 상관이라는 말인가. 기업이 저지른 범죄를 왜 이재명 대표에게 뒤집어씌우려고 하느냐"면서 "검찰의 수사는 왜곡과 날조로 얼룩진 조작수사"라고 규탄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열한 영장청구로 정치 검찰의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면서 "야당 탄압을 위한 검찰의 저열한 정치공작, 국민께서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박광온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검찰의 영장 청구를 '허술한 올가미'라고 표현하며 "저는 이 시간 참으로 우리가 잔인하고 비정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국정을 쇄신하라는 야당 대표의 절박한 단식에 체포동의안으로 응수하려 한다"고 했다.
영장 내용의 부당함에 더해 영장 청구 시기의 '잔인함'까지 더해지면서 당 내에선 체포동의안 표결과 관련해 본격적으로 '부결'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박성준 대변인과 박주민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에서 한목소리로 부결을 주장했다.
당내에서 '부결' 분위기가 고조되는 데 대해 권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런 분위기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공식적으로 논의하거나 확인하거나 한 내용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영장 청구 내용이나 이런 걸 보고 부당한 영장청구냐, 아니냐 이런 판단들이 앞으로 있지 않겠나. 거기에 맞춰서 새로운 판단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향후 논의 계획과 관련해 "최고위원회가 끝나고 나서 최고위원들 간담회를 통해서 간략히 우선 논의가 된 상태"라며 "오늘 12시 용산 시위 이후에 계속 당내 고위전략회의나 최고위원회 간담회 등 통해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본회의 전에 다시 의총을 열 기회가 있기 때문에 의원들의 총의를 모으는 과정도 21일 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은 구체적인 체포동의안 내용들을 보고 그 내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저희 입장도 정하고 전체적으로 이에 대해서 어떤 방향으로 당이 움직여야 될지 논의하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검찰이 이날 법원에 구속 영장을 청구한 데 따라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곧 송부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표결이 오는 21일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는 21일에 표결 처리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어 21일 표결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위증교사,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월에도 위례·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에 대해 첫 번째 구속 영장을 청구했으나,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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