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육사)에서 홍범도 장군의 동상을 철거하겠다며 발표한 이후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의 명칭 개정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가운데, 함명 개정 역시 이전부터 검토해왔었던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에 국방부가 당장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말을 바꾸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홍범도함 함명 개정이 돌발적으로 등장한 이슈 아니냐는 질문에 "갑자기 돌발적으로 한 것은 아니고 육사에서 홍범도 장군님의 흉상에 대한 논의가 있을 때 그런 방향에 대해서 저희도 한번 이런 것(함명 개정)은 어떻게 해야 될까 하는 논의가 있었고 그래서 답변을 드린 것"이라며 "돌발적으로 갑자기 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육사에서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치우는 것은 지난해 11월 이전부터 이야기가 나오고 있던 것인데 함명 개정은 언제부터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이냐는 질문에 전 대변인은 "언제부터라고 시기를 명확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구체적 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홍범도함 함명 변경에 관한 논의를 담은 회의록이 있냐는 질문에 "그런 것이 있는지까지는 제가 확인해 볼 텐데 그런 정도까지 본격적으로 검토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홍범도함의 함명 개정에 대해 이전부터 검토해왔다고 설명했지만, 실제 국방부는 이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입장 변화를 보여왔다.
지난 8월 28일 전 대변인은 홍범도함 함명 개정에 대해 "필요하다면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날 해군은 "현재 해군은 홍범도함 함명 제정 변경 등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이후 31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함명 개정에 대한 불을 다시 붙였는데, 다음날인 1일 국방부는 "해군에서 (홍범도함 함명 개정을) 검토하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4일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예결위에서 "홍범도함 명칭 (변경) 검토"를 언급했고 이에 대해 해군은 또 다시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이를 부인했다.
지난 일주일동안 홍범도함 함명 개정을 가지고 군 당국이 오락가락한 입장을 보인 것을 두고, 돌발적‧졸속적으로 해당 사안을 다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전 대변인은 해군 전 참모총장들 사이에서는 함명 개정에 대한 반대기류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해군의 의견을 저희가 충분히 들을 것이다. 지금 어떤 결정이 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육사 내 설치된 홍범도 장군의 흉상 이전 장소에 대해 전 대변인은 "육사의 우선적인 검토와 건의가 있어야 될 것"이라며 "육사가 적절한 장소를 건의하면 국방부가 관련 정부부처와 협의를 해야 되는 과정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아마 검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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