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 태백시 동점동(동태백로 130)의 38년이 지난 노후아파트 1채 가격이 단돈 990만 원이라는 소식에 황당한 거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의 자료를 인용해 태백시 동점아파트 전용 39.7㎡는 지난달 990만원에 18채가 일괄 직거래되었다고 보도하자 해당 아파트에 관심이 쏠렸다.
지난 1986년 12월 강원탄광 사택으로 건립된 동점아파트는 9개 동, 300세대로 이후 서민아파트로 폐광이직자와 서민들은 물론 수도권에서 투자 목적으로 구입해 월세로 내놓고 있는 아파트다.
동점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워낙 오래되고 관리가 부실한 탓에 총 300세대 가운데 아파트 5층은 문짝이 파손되거나 누수가 심해 사람이 거주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휴일이었던 지난 27일 태백 동점아파트 주변에 서울 등 외지에서 찾아온 60대의 노년층 방문객들이 단지를 둘러보면서 실거래 가격과 매매를 위해 내놓은 집이 없는지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에서 왔다는 A씨는 “단지 앞 하천과 주변 수목이 우거진 것은 물론 공기도 맑고 조용한 편이라 마음에 든다”며 “990만원에 아파트가 매매된다는 보도를 보고 동해안 바닷가를 가는 길에 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동해에서 왔다는 B씨는 “컨테이너 하나에도 500만 원 하는데 아파트 1채 가격이 990만원이라는 소문에 호기심에 들렸다”며 “세컨하우스 개념으로 가격이 적당하면 구매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내부 상황을 전혀 모르는 외지인들의 호기심과 달리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과 동점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전혀 다른 시각이다.
동점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사람이 살지 않는 아파트는 금융권과 시청이나 세무서 및 개인들의 압류금액이 상당한 수준”이라며 “수리비가 최소 3~4000만원이 필요한 상황이라 배보다 배꼽인데 수리해도 사람이 거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한 “전체 300세대 중 실 거주는 8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언론에 보도된 아파트 거래는 매도인과 매수인이 각 1명씩으로 알고 있는데 이상한 거래이거나 악성 거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해가 안 가는 매매”라고 덧붙였다.
안영준 태백공인중개소장은 “최근 수도권 등 외지인들이 동점아파트 구매 문의가 많지만 권하지 않고 있다”며 “잘못된 정보로 동점아파트를 세컨하우스로 활용할 생각을 갖고 있는 고객들에게 현장 상황을 설득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일부 언론에서 동점아파트 18채 일괄 거래는 인근 동점산업단지와 티타늄 광산개발로 태백에서 가장 오지로 알려진 동점아파트가 인기라는 보도는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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