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초등교장, 교육부장관에게 집단 항의 정부 정책에 강한 불신 표출

검정색 옷 차려입고 서이초교사 죽음 애도...교권확립 서명운동과 법령개정 구호 제창하기도

전국에서 모인 초등학교 교장들이 교권확립을 촉구하며 교육부장관에게 집단 항의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17일 오후 충북 청주대학교에서는 학교장의 전문성 신장을 통한 미래교육 교육력 제고를 위한 한국초등교장협의회 하계연수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개회식에 참석한 이주호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이 연단에 올라 늘봄교육과 디지털교육에 대한 교육 정책을 설명하며 참석 교장들의 동의를 구하는 발언을 했다.

▲한국초등교장협의회는 이 부총리의 브리핑에 앞서 결의문을 발표했다. 참석자들이 교권확립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참석 교장들은 교권보호를 위한 초·중등교육법 등 관련 법률의 개정을 요구하는 서명운동도 했다. ⓒ프레시안

그러나 이 부총리가 연단에 오르자마자 "이주호 물러가라"는 구호가 터져 나왔으며 이 장관의 말 끝마다 개회식에 참가한 4500 여명의 교장들은 원성이 가득한 야유를 보내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전국의 초등교장들은 이날 하계 연수회에 참석하면서 최근 숨진 서이초 교사를 애도하는 의미에서 검정색 의상을 차려입고 참여하는 등 교권 확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는 자리였다.

개회식에 참가했던 전북 전주의 한 교장은 "해마다 하계연수를 하면서 특강도 듣는 자리인데 이번에 현안은 교권확립였다"면서 "그런데 이주호 장관은 교권확립에 대한 발언은 한마디 없이 교사들에게 부담만 안겨주는 돌봄얘기만 했다. 정말 화가 많이 났다. 이렇게 교장들이 집단적으로 정부 정책에 강한 불신을 표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주호 장관은 "학부모 입장에서는 좋은 교육과 좋은 돌봄을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해주길 원한다"고 말했는데 이에 교장들은 '교권확립, 법령개정'이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머리 위로 들어 보이면서 강한 야유를 보냈다.

주최 측은 "우리 아이들을 살리고 교사를 지키는 교권확립 촉구를 위해 청주로 모이자"고 전국 초등교장들에게 당부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