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월북 미군 중간조사 결과 발표 "학대와 인종차별 반감으로 결심"

남한에서 저지른 범법행위로 미국으로 이송 중 월북…미북, 월북 배경 두고 엇갈린 주장

지난달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간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과 관련해 북한이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북한은 그가 인종차별로 인해 북한으로 넘어올 결심을 했다고 주장했다.

16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미군병사 트래비스 킹에 대한 중간조사결과' 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해당 기관에서 조사한데 의하면 트래비스 킹은 자기가 공화국령내에 불법침입한 사실을 인정하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조사과정에 트래비스 킹은 미군 내에서의 비인간적인 학대와 인종차별에 대한 반감을 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넘어올 결심을 하였다고 자백하였다"고 밝혔다.

▲ 지난 7월 18일 판문점을 통해 무단 월북한 트래비스 킹 이등병. ⓒAP=연합뉴스

앞서 킹 이등병은 지난 7월 18일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에 참가해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넘어갔다. 통신은 "7월 18일 15시 30분 관광객들 속에 끼워 판문점공동경비구역을 돌아보던 킹은 군사분계선상에 있는 조미군부접촉실과 경무관휴계실 사이에서 고의적으로 우리측 구역으로 침입하였다가 근무중에 있던 조선인민군 군인들에 의해 단속되였다"고 해당 과정을 설명헀다.

그런데 북한의 주장처럼 킹 이등병이 비인간적 학대와 인종 차별에 대한 반감만으로 북한행을 택했다고 단정짓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가 한국에서의 여러 범법 행위로 인해 미국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월북을 감행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킹 이등병은 지난 2021년 1월부터 월북하기 전까지 정규군 19D(기병정찰병) 로 복무했는데, 미 정부 당국자는 방송에서 그가 월북하기 전 "한 달 반 동안 징계 조치로 구금 시설에 수감돼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 그는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면서 폭행 등의 혐의로 약 두 달간 구금당한 적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 경찰 순찰차를 걷어차 벌금형을 선고 받은 적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추가 징계 등을 위해 7월 17일 미국 텍사스주 포트블리스로 이송될 예정이었던 킹 일병은 본인을 호송하는 인원이 면세구역까지 따라오지 않는 점을 이용, 비행기 탑승 전에 여권을 분실했다고 주장하고 공항을 빠져나왔다. 이어 민간 여행사가 주관하는 판문점 견학을 신청해 판문점에 진입, 무단으로 월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