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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잼버리 '부실'원인은 정부-전북도-한국연맹 준비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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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잼버리 '부실'원인은 정부-전북도-한국연맹 준비 '엇박자'

주관부처 여가부는 장관취임 후 내내 폐지 논란 중심…한덕수국무총리 현장 점검도 '유명무실'

지난 2일 개영 하자마자 대회 중단 여론에 부딪친 새만금잼버리대회는 그동안 대회 준비 과정을 돌이켜보면 부실한 준비에 이유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8월 2일부터 12일까지 부안군 새만금 매립지 일부 구역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새만금 프레잼버리대회'는 불과 2주전에 전격 취소됐다.

표면상의 이유는 코로나19 변이 출연 및 재유행 우려 때문이었지만 진짜 속 사정은 대회가 열릴 야영장 내 기반 시설 준비 부족이 주된 원인였다는 것이다.

▲3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이기순 여성가족부 차관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

2022년 10월 25일 여성가족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마친 국회 여가위 이원택 위원(더불어민주당, 전북 김제 부안)은 전북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성가족부 국정감사 자료를 검토한 결과 새만금프레대회가 대회 2주를 앞두고 전격 취소된 이유는 프레대회 개최 한달 전인 7월에 내린 폭우로 프레잼버리 대회 예정지 곳곳이 물바다를 이뤘고 진흙투성이로 변해 사실상 야영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의원은 전북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잼버리 주관부처인 여가부와 전라북도, 스카우트연맹 등 관련 기관간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1년 후인 2023년 8월에 열릴 세계잼버리대회 준비를 꼼꼼히 체크하고 챙겨야 할 여가부 장관은 취임 이후 여가부 폐지에만 혈안이 돼 있었다"면서 "내년 대회까지 10개월을 남겨 두고 주관부처가 사라질 수도 있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 당시에도 이원택 의원은 여가부 장관에게 새만금 잼버리 대회 야영지의 폭염과 폭우 대책 마련, 해충과 각종 편의시설 확충을 요구했다.

이처럼 본 대회를 불과 1년여 앞두고 본 대회 전 점검 차원의 성격을 지닌 프레대회가 전격 취소되고 주관부처가 폐지 논란에 휩싸이면서 대회준비가 사실상 제대로 진행될 수 있었겠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역 언론에서는 대회 시작 1년여 전부터 수개월전까지 대회 야영지의 배수와 시설 문제 등 대회 준비가 미흡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했었다.

▲2022년 7월 19일 JTV전주방송 뉴스 ⓒ자료사진:전북의소리 (http://www.jbsori.com)
▲2023년 5월 11일 전주MBC 뉴스 화면 ⓒ 자료사진: 전북의소리(http://www.jbsori.com)

잼버리조직위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김윤덕 의원은 2023년 5월 23일 전북도의회 기자실을 찾아 "새만금 잼버리 부지의 호우피해 발생 후 현장을 찾아 문제점을 둘러 본 결과 새만금잼버리대회를 두 달여를 앞둔 현재까지 피해예방 및 대책 마련을 위한 예산 수립은커녕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누가 배수공사를 할 것 인지에 대한 계획도 잡히지 않았다"면서 "정부가 직접 나서 잼버리 부지 배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번 본 대회를 3개월여 앞둔 지난 5월 17일 잼버리 대회가 열릴 전북 부안군 새만금 간척지를 방문해서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는 김현숙 여성가족부장관, 한창섭 행안부 차관,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김관영 전라북도지사, 권익현 부안군수 등이 동행했다.

한 총리는 대회 조직위를 방문해 대회 준비상황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세계 청소년들이 한국을 최대한 알고 느끼며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말하면서 "최악의 조건을 가정해 배수시설 등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이 때 한총리는 숙영지를 비롯해서 텐트와 화장실, 샤워장 등을 살펴보고 폭염과 침수 등 안전대책에 대해 보고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새만금잼버리 대회가 지난 2일 개영식과 함께 시작되면서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의 속출과 야영지 배수문제, 화장실 청결상태와 샤워실의 부족,각종 편익시설의 미흡 등으로 인해 대회 참가자들은 물론 외신들로부터 준비가 덜 된 대회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잼버리 축제가 아니라 '생존게임', '머드축제' 라는 오명까지 자초하고 있다. 자칫 세계 청소년들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행사가 아니라 한국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으로 각인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회를 돕기 위해 참가한 봉사자들도 이처럼 미흡한 대회 준비 상태를 지켜 보면서 "새만금잼버리 대회 유치 결정 후 지난 6년 여간 무슨 준비를 해왔는지 알 수 없다"고 말하고 있고 급기야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에서도 대회중단까지 요구하고 나서는 상황이 됐다.

그런데도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세계스카우트연맹 측과 매일 회의를 하고 있고 세계연맹 가이드라인에 따라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온열질환자 대부분은 경미한 수준으로 크게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세계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기순 여가부 차관은 지난 3일 오후 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청소년 대원들이 불편을 겪고 행사에 차질을 빚게 된 것과 관련해서 "송구하다"고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잼버리 조직위원회도 3일 이같은 여론에 밀려 야외 행사 상당수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 밤 새만금야영장에서 열린 잼버리 대회 개영식에 참석해 "광활한 잼버리 캠핑장과 인근의 바다, 계곡에서 다양한 도전과 체험을 하며 마음껏 젊음을 즐기고 전 세계 스카우트들과 멋진 추억을 만드시길 바란다"고 당부했지만 그런 충분한 여건이 준비됐는지는 의문이다.

지난 2017년 8월 16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41차 세계스카우트총회에서 전북 새만금으로 대회를 유치하는 데 성공한 당시 송하진 전북지사는 "새만금을 전 세계인들이 가장 야영하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겠다"면서 "몸만 와도 새만금에서 야영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금 새만금이 과연 그런 깨끗하고 편안한 야영지가 돼 있는지 정부와 전라북도에 되물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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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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