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반란을 일으켰던 러시아 용병 바그너 그룹이 현재 우크라이나와의 전투에 나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프리고진이 먹을 것을 조심해야 한다면서 독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13일(이하 현지시각)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핀란드 헬싱키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프리고진과 관련 "내가 그였다면 먹는 것을 조심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의 암살 시도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발언은 러시아의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나발니가 2020년 비행기에서 독극물 증세를 보인 뒤 독일에서 치료를 받다가 러시아로 이송됐는데, 당시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를 독살하려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프리고진)가 어떻게 될지는 신만이 안다. 우리는 그가 어디에 있는지, (푸틴 대통령과) 어떤 관계인지조차 확신하지 못한다"며 "농담은 제쳐두고, 프리고진이 러시아에서 어떻게 될지 확실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이 수장으로 있던 바그너 그룹의 동향에 대해 13일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현 단계에서 우크라이나의 전투 작전을 지원하는 어떠한 부분에도 바그너 군대가 참여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미국은 바그너 전사들의 대다수가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에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바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에 주둔하고 있지만 중요한 작전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을 러시아 정규군으로 편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타스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와 인터뷰에서 바그너 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용병 35명을 만난 자리에서 이러한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자신의 제안을 프리고진이 거절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민간 군사 조직은 법에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바그너 그룹 역시 원칙적으로 불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이전과 같은 형태로는 군사 활동을 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바그너 그룹에 대한 정규군 편입 작업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 러시아 국방부는 12일 바그너그룹으로부터 수백 대의 탱크와 2500톤의 탄약 등을 넘겨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제공하면서 국제적인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미국의 행동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긴장이 커지고 있다. 이에 러시아가 핵무기 등 강경한 대응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실제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뿐만 아니라 중국 등도 그렇게 하지 말라(핵 무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말해왔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전쟁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될지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면서도 "러시아가 이 전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 전쟁 지속이 러시아의 이익이 아니라는 점을 푸틴이 결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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